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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직동팀 추정문건' 신빙성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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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직동팀 추정문건' 신빙성 있나

입력
1999.1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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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로비 특검팀이 내놓았던 두장의 카드 가운데 이은혜씨 전화녹음테이프가 사실상 「공수표」로 밝혀지면서 청와대 사직동팀 최초보고서로 추정되는 문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동안 수많은 거짓말이 오고간 이 사건에서 문건은 최순영 전신동아그룹회장의 「구명로비」와 「은폐의혹」이라는 본질을 꿰뚫을 사실상 마지막 화살이기 때문이다.그러나 이 문건이 결정적 물증으로 남기 위해서는 넘어야할 고비가 산적해 있다. 우선 신빙성을 가려줄 문건의 출처가 베일에 싸여 있다. 특검팀은 연정희씨의 옷반납 시기가 검경 수사발표 때의 1월5일과는 달리 8일로 특정된 부분을 들며 이 문건이 사직동팀 내사 전에 작성된 것으로 파악,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검팀은 『사직동팀 보고서로 추정한다』는 말 외에는 작성자가 누군지는 물론 전달자와 최종 소지자에 대해서 함구로 일관하고 있다. 지금까지 확인된 것은 특검팀이 제보를 통해 사인(私人)의 집에서 문건을 압수했다는 점과 이 문건이 거칠기는 해도 보고서의 형태를 띠고 있으며 구체적인 관련자들의 진술이 담겨 있다는 정도다.

특검팀이 문건양식과 사실관계의 서술 등을 근거로 문건을 사직동팀 최초보고서로 추정하고 있는데 반해 청와대측의 반발은 이 문건의 신빙성을 반감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박주선 청와대법무비서관은 17일 『사직동팀에서 그런 문건을 만든 적이 없다』고 공식부인했다. 청와대측의 반박에 특검팀은 아직 이렇다할 대응논리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

특검팀이 함구로 일관하면서 문건의 출처에 대한 갖가지 소문이 난무하고 있다. 언론의 취재과정에서 배씨의 사위인 금모씨 집에서 압수됐다는 보도가 나갔지만 금씨는 이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는 상태다. 그 대신 금씨부부와 배씨가 청문회를 대비해 메모형식으로 작성했다는 설, 모기자가 배씨에게 넘겨주었다는 설, 사직동팀 내사 전 도상연습을 하기 위해 만든 것이 내부자에 의해 흘러들어갔다는 설 등 확인되지 않은 소문만이 나돌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특검팀이 18일 연씨를 위증혐의로 고발해 달라며 국회법사위에 제출한 수사자료가 이 문건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지면서 문건의 신빙성은 다시 반전되는 분위기다. 이 문건에는 「연씨가 지난해 나나부티크에서 구입한 옷값이 500만원에 달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

수사가 정점으로 치닫고 있는 시점에서 특검팀이 이처럼 문건의 신빙성 논란에 휩싸이는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결국 특검팀이 수사과정에서 투명성을 유지하기 위해선 함구만이 「왕도(王道)」가 아니라는 이유 때문이다.

손석민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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