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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읽기] 減資기업의 주가 득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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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읽기] 減資기업의 주가 득실

입력
1999.08.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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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통화기금(IMF)체제 이후 합병이나 매각,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감자(減資)를 실시하는 기업이 늘어나면서 감자라는 말은 투자자들에게 공포의 대상이 됐었다. 얼마전까지 증자(增資)가 홍수를 이루면서 희미해지는 듯 했던 감자공포증이 대우그룹 워크아웃을 계기로 살아나고 있다.예를 들어 홍길동씨가 시가 1만짜리 활빈당㈜의 주식 100주를 갖고 있었다고 치자. 그런데 활빈당이 경영사정이 어려워져 ㈜율도국과 합병하기 위해 주주총회를 거쳐 10대1의 감자를 실시했다. 기존주주의 지분을 10분의1로 낮추고 대신 나머지 10분의9는 율도국이 증자에 참여, 90%의 지분을 갖는 새 경영주가 된 것이다. 감자를 실시하지 않았다면 율도국이 90%의 지분을 갖기 위해서는 기존 자본금의 9배나 되는 돈을 쏟아부어야 했을 것이다. 감자를 실시함에 따라 홍길동씨의 주식은 100주에서 10주로 줄었다. 그러나 감자를 위해 매매정지됐던 주식이 다시 거래될 때 시초가격은 증권거래법상 감자비율의 역수인 10배가 곱해진 10만원이 된다. 때문에 홍길동씨가 갖고 있는 주식의 가치는 10만원 10주 = 100만원으로 감자 이전과 마찬가지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동종업종이나 비슷한 형편의 기업주가와 비교해볼때 그 가격을 유지하기는 힘들 것이다. 또 감자에 이어 증자를 통해 주식이 다시 늘어났기 때문에 주식가치가 희석돼 결국 가격이 급락할 가능성이 크다.

물론 거꾸로 감자 이후 주가가 급등하는 경우도 없지 않다. 아남반도체가 대표적이다. 감자를 마치고 지난달 13일 7,980원으로 재상장한뒤 무려 열흘 연속 상한가를 기록한 끝에 2만4,150원으로 200%이상 뛰었다. 반도체경기활황과 시점이 맞아떨어진데다 워크아웃조건이 좋아 재무구조가 크게 좋아졌고 감자비율도 1.2873대 1주로 낮았기 때문이다. 워크아웃방침이 알려진 26일 대우계열사 주가가 한때 강세를 보인 데는 이같은 기대심리가 숨어있을 것이다.

그러나 모든 기업들이 이같은 「행운」을 누린다고 보기는 어렵다. IMF체제이후 99년 상반기까지 감자를 실시한 51개사의 주가는 감자후 변경상장한 날로부터 1개월간 평균 1.4% 떨어졌다. 주가지수와 비교하면 12.3%나 손실이 났다. 감자에 대해 무조건 공포심을 갖는 것도 도움될게 없지만 반대로 막연한 기대감을 품는 것도 금물이다./김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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