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저녁에는 뭔가가 있다」최근 경제관련 주요 정책들이 목요일 저녁에 발표되거나 알려지는 경우가 빈번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특히 금융권에서는 특히 「목요일 저녁 신드롬」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날 정도가 됐다.
대우그룹 채권단은 목요일인 26일 오후 채권금융기관 협의회를 열고 워크아웃방침을 확정했다. 채권금융기관 협의회 소집일인 이날부터 워크아웃은 효력을 발휘하게 된다. 앞서 19일 저녁에는 국민회의가 공사채형 수익증권가운데 비대우부분에 대해 분리환매를 허용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몇시간뒤 취소하기는 했지만 국민회의와 금감위가 당정협의를 가진 이날 역시 목요일이었다. 또 그보다 1주일전인 12일 저녁, 금융감독위원회는 증권·투신회사들의 자율결의 형식을 빌려 수익증권의 대우부분에 대해 기간별로 환매범위를 제한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금융감독위원회를 비롯, 정부측에서는 그때그때 정책시행의 최적시기를 판단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특정 요일을 일부러 선택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한 증권사 관계자는 『목요일 저녁에 중요한 조치나 금융관련 대책이 발표되는 것은 시장반응이 정부정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커지고 있음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다음날인 금요일 주가와 금리 환율 등 변수의 움직임을 보고 시장의 반응을 평가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토·일요일은 시장이 열리지 않기 때문에 냉각기를 가지면서 후속대책을 검토할 수 있다는 점도 목요일이 갖는 장점으로 꼽힌다.
정부가 시장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고 믿었던 때에는 주말에 준비를 거쳐 일요일이나 월요일오전에 전격발표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요즘에는 시장반응을 체크하고 냉각·검토기를 갖지 못한다는 점에서 선호도가 낮아지고 있다는게 금융권의 관측이다.
김준형기자
navid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