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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법사위] '옷로비' 현장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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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법사위] '옷로비' 현장조사

입력
1999.08.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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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실시된 국회 법사위의 옷로비사건 「현장검증」은 다시한번 상임위 조사의 무기력함을 확인시킨 것에 불과했다. 법사위는 이날 라스포사, 앙드레 김, 페라가모 의상실을 차례로 방문해 현장조사를 했지만 사실상 「의상실 관람」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첫 방문지는 서울 강남구 논현동 라스포사 의상실. 여야 의원들은 1, 2층 매장을 둘러보며 30만~100만원대의 가격표에 먼저 눈길을 보냈다. 한나라당 안상수(安商守)의원 등은 52만원짜리 원피스의 가격을 확인한 뒤 『가격표를 엉터리로 붙여놨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국민회의 한영애(韓英愛)의원 등은 『생각했던 것보다 가격이 비싸지 않다』면서 라스포사가 「고가의상실」이 아님을 부각시켰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라스포사 정환상(鄭煥常)회장에게 『문제의 호피무늬 코트를 가져 오라』『없으면 다른 밍크코트라도 보자』고 요청했다. 정회장은 『밍크는 원래 취급을 하지 않고 손님이 원할 때만 구해다 주는데 현재 매장엔 남은 것이 없다』고 거절했다. 라스포사에서 열람한 거래 장부 역시 구매자 명단이 없는 매출장부였다. 야당의원들이 『연씨의 호피코트를 누가 얼마에 사갔느냐』고 추궁하자 정회장은 『구매자는 밝힐 수 없지만 450만원에 팔렸다』며 곤혹스러워 했다.

앙드레 김 의상실 현장검증에선 의원들이 진땀을 흘리는 촌극이 벌어졌다. 한나라당 의원들이 『이집에서 연씨가 800만원짜리 앙상블을 구입해 입고 다녔다는데 사실이냐』고 묻자 앙드레 김씨는 기다렸다는 듯이 『우리 집의 최고가 옷은 290만원 짜리』라며 『제발 의원님들이 꼭 진상을 밝혀 달라』고 부탁해 의원들을 머쓱하게 했다. 페라가모에서도 10여분간 『제일 비싼 가죽벨트 값이 얼마냐』는 등의 형식적인 질문으로 일관했다.

/이태희기자 taehee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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