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19일 『국민이 내각제가 좋다고 하면 그렇게 할 필요가 있으나 지금은 국가위기 남북관계 등으로 봐서 연기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면서 『따라서 이것이 필요할 때가 되면 정식 거론할 것』이라고 말했다.김대통령은 이날 오전 고산(고山)조계종 총무원장, 김종수(金宗秀)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사무총장 등 종교계 지도자 8명과의 면담에서 내각제 개헌논의 중단을 건의받고 『정치안정이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대통령이 내각제 개헌 연기를 언급한 것은 처음으로 김종필(金鍾泌)총리의 내각제 연내 개헌 연기 시사 발언을 기정사실화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종교계 지도자들은 김대통령에게 전달한 7개항 건의서에서 『내각제 개헌논의 중단 등 권력구조를 둘러싼 정쟁을 즉시 중단하고 개혁에 매진해달라』며 『개혁은 광범위한 영역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도자들은 또 『남북 화해와 공존을 위해 국가보안법을 대체입법을 통해 전향적으로 현실화하고 대북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해달라』며 『8·15를 앞두고 구속자 석방과 수배자 해제, 사면조치를 광범하게 단행해달라』고 건의했다. 이들은 이밖에 『IMF극복과정에서 극대화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공평한 분배 실현을 통한 사회정의를 확립해달라』면서 『부패근절 없이 나라의 미래는 암울한만큼 공직자들의 부정부패를 척결해달라』고 촉구했다.
이날 면담에는 김광욱(金光旭)천도교 교령, 김동완(金東完)한국기독교 교회협의회 총무, 김상근(金祥根)목사, 조정근(趙正勤)원불교 교정원장, 최창규(崔昌圭)성균관장, 한양원(韓陽元)민족종교협의회장 등이 참석했다.
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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