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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영외교 본보회견] "대북포용정책 시간적 한계선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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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영외교 본보회견] "대북포용정책 시간적 한계선 없다"

입력
1999.06.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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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 최규식(崔奎植)정치부장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최근의 러시아 방문을 끝으로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 4강 외교를 마무리했다. 김대통령은 이들 4대 강국 정상과의 회담을 통해 대북 포용정책에 대한 지지를 이끌어 낸 것을 새 정부 외교정책의 가장 큰 성과로 평가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취임 이래 「햇볕정책」의 전도사역을 자임해 온 홍순영(洪淳瑛) 외교통상장관으로부터 러시아 방문 결과를 포함한 4강 외교의 성과와 한반도 정세에 관해 들어 보았다. /편집자주

_먼저 김대통령의 러시아 방문 성과부터 말씀해 주시지요.

『러시아는 유럽국가이면서도 아시아국가입니다. 양국은 수교 이래 좋은 관계를 유지해 왔지만 서로에 대한 과잉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바람에 지난해의 외교마찰 등 다소 소원한 상태를 맞기도 했지요. 김대통령의 이번 방러는 이런 점을 해소했다는 측면에서 먼저 큰 의미가 있습니다. 또 나홋카 공단개발협정이나 이르쿠츠크 가스전 개발사업을 함께 벌이기로 하는 등 경제협력부분에서도 큰 진전이 있었습니다』

_옐친 러시아대통령의 건강이상설로 한때 방러 연기설이 나돌기도 했는데요.

『사실 출발때까지도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그러나 옐친대통령이 단독 및 확대정상회담의 시간을 연장해가며 열성을 올리는 등 모든 게 잘됐습니다. 특히 김대통령의 도착과 출발때 스테파신 총리와 이바노프 외무장관이 함께 공항에 나오는 등 이례적인 환대를 받았습니다. 통상 러시아가 외국수반의 공식방문때 외무차관이나 장관만이 영접하던 것과 비교하면 대단한 환대입니다』

_외교는 주고 받는 것인만큼 러시아도 그럴만한 이유가 있지 않겠습니까.

『한국과 러시아는 비슷한 시기에 경제적 어려움에 봉착했고 이 와중에 우리는 러시아측에 경협차관 상환을 채근하는 등 악재가 겹쳤습니다. 이번에 이런 사안으로 빚어진 오해를 풀었습니다. 러시아측으로 보면 시베리아 개발에 한국의 자본을 끌어들이는데 성공했고 또한 러시아 잠수함을 판매할 수 있는 계기도 마련한 점에서 이득이 있었을 겁니다. 우리로선 대신 대북정책에 대한 지지를 이끌어 낸 것이지요』

_외교마찰을 낳았던 정보기관간의 갈등도 해소돼 관계가 정상화했는지요.

『모든 게 잘 될 것으로 봅니다. 관계기관간에 이야기가 잘 되고 있습니다』

_4강외교를 마무리했는데 가장 큰 성과는 무엇입니까.

『한반도 문제는 남북한간의 문제이자 동북아 지역의 문제라는 2중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한반도의 분단과정에는 미국과 구소련이 개입했었습니다. 마찬가지로 통합과정에도 이들 국가들의 지원이 있어야 합니다. 또 대북포용정책이 성공하려면 4강의 전폭적이고도 완전한 지지가 있어야만 합니다』

_4강의 대북 포용정책 지지가 북한에 어느정도 영향을 줄 것으로 봅니까.

『섣부른 판단은 금물입니다. 북한은 주체사상에 입각해 판단할 겁니다. 그러나 중국이나 베트남의 경우를 미루어 보아도 이제 세계는 상호의존과 화해, 시장경제 시대로 나아가고 있는데 북한이 이를 깨닫도록 해야 합니다. 이런 차원에서 김영남(金永南)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중국방문도 환영해마지않고 있고 이같은 뜻을 중국에 전했습니다. 또 멀지않아 방북할 이바노프 러시아 외무장관도 북측에 우리의사를 전달해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_그렇다면 최근 북한이 러시아 및 중국과 빠른 속도로 관계를 개선해 나가고 있는 것을 정부가 불안해 하는 것이 아니군요.

『전혀 불안해하지 않습니다. 러시아와 중국이 북한에 대해 긍정적인 영향을 주리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차원에서 북·미, 북·일 관계도 개선돼야 한다고 우리가 주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포용(engagement)정책입니다. 그런 점에서 북한이 일본과 대화채널이 없는 점이 아쉬운 상황입니다』

_몽골공화국의 방문성과를 평가한다면.

『우리와 인종적, 문화적으로 유사점이 많은 몽골은 90년 이후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도입하는 등 민주화 노정에 있습니다. 또한 세계 10대 자원부국으로 동북아 지역에 진출하려는 의사를 강하게 갖고 있습니다. 이러한 점을 감안, 상호협력을 위한 기반을 다지고 왔습니다』

_바가반디 몽골 대통령이 대북 교섭의 중재자역을 할 수 있다고 봅니까.

『몽골은 과거에 북한과 좋은 관계를 맺어왔고 지금도 그러합니다. 그 분이 그런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_북한이 베이징(北京) 남북 차관급 회담에 합의했는데 비료를 받기 위한 전술적 변화에 지나지 않는다고 보지는 않습니까.

『단순한 전술적 변화인지, 근본적으로 전략적 변화를 추구하고 있는지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북한은 과거 사회주의 동맹국들이 변화를 택하는 바람에 고립돼가고 있는데다 최근에는 식량난까지 겹쳐 어려움에 봉착해 있습니다. 따라서 북한이 대화에 나서려고 하고 있다고 해서 갑자기 모든 것이 변했다고 판단할 만큼 우리가 순진하지는 않습니다. 상황이 북한의 변화를 강요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이런 점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판단해야할 것으로 봅니다』

_윌리엄 페리 미 대북정책조정관의 방북 성과에 대해 한·미·일 3국 언론의 평가가 다른 것 같은데요.

『제가 알기로는 북한이 이번에 명백한 답변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페리조정관이 자신의 입장을 충분히 개진한 것만 해도 대북 관계에 있어서 굉장한 진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북한의 반응은 시간을 갖고 지켜보아야 합니다. 북한의 체제구조상 쉽게 반응할 수 없게 돼있습니다』

_일본이 특히 부정적 반응을 보인 것 같습니다.

『북한의 미사일개발문제에 관해 별도의 언급이 없어서였을 것입니다. 그러나 거듭 말하지만 시간을 두고 평가해야 합니다. 이번 방북은 절대적 성공도 실패도 아닌 「절반의 성공」이라고 할만합니다』

_페리조정관의 김정일(金正日)면담 불발원인이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김정일이 페리조정관을 만나는데 부담을 가졌을 겁니다. 김정일로서는 페리를 만날 경우 책임있는 「마지막 얘기」를 해줘야 하는데 아마 마음의 준비가 안돼 있었을 지 모릅니다. 그러나 북한이 페리조정관 일행을 환대해준 점은 앞으로의 사태 전개에 의미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_장관께서는 최근 강연회 등에서 대북포용정책에 시간적 한계선이 있는 것처럼 이야기해 논란을 빚었습니다. 진의는 무엇입니까.

『분명히 말하지만 시간적 한계선은 없습니다. 그러나 대북포용정책이 추진력을 얻으려면 북측의 긍정반응이 있어야만 합니다. 그러지 않을 경우 북에 자꾸 주기만 한다는 비난여론이 제기될 것입니다. 제가 말한 것은 북측에 조속한 반응을 촉구하는 메시지였을 뿐입니다. 내년의 선거를 거론한 것은 선거때 대북정책이 정치적 이슈화할 것을 우려해서입니다』

_북한의 미사일 개발을 억제할 국제적 규범이 없다는 지적이 있는데요.

『국제적인 법규 차원은 아니고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라는 게 있긴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이 미사일을 개발·수출하는 것은 동북아지역의 정세에 심각한 영향을 주는 것이기 때문에 결코 북한 내부문제라고만은 할 수 없습니다. 이는 국제정치적 문제로서 미사일개발을 지속하는 것은 세계평화질서에 대한 도전입니다. 개발을 포기하지 않으면 생존보장이나 국제사회공동체 진출 등을 지원해줄 수 없습니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패키지 딜이 나온 것입니다』

정리=윤승용기자 syy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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