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가 위기국면에서 벗어나는 징후를 보이자 낙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불과 3개월전만 해도 세계 경제를 바라보는 시각은 비관론이 지배적이었다. 브라질 헤알화의 추락과 함께 중남미 경제가 흔들렸던 시기였다. 97년 7월 태국에서 시작된 아시아 경제위기가 러시아와 중남미를 거쳐 마침내 세계적인 경제위기로 발전하고 있다는 게 비관론자들의 주장이었다. 그러나 이제 이같은 시각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고개드는 낙관론 미셸 캉드쉬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25일 『세계 금융위기는 끝난 것 같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26일 워싱턴에서 열린 서방선진 7개국(G7) 재무장관 회의를 앞두고 나온 것이어서 특히 주목됐다. 실제로 연 4차례씩 정례 회의를 갖는 G7 재무장관들은 그 어느때보다 밝은 표정으로 회의에 임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지난 2년간 회의때마다 경제위기의 치유책 마련에 골몰했던 것과는 다른 분위기다.
캉드쉬 총재에 앞서 세계적인 헤지펀드 창업자인 조지 소로스도 『금융위기는 이제 통제의 손길에 잡혔으며 새로운 투자기회가 생겨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1월 「세계 자본주의의 위기」라는 저서에서 세계적인 금융위기가 파국으로 치닫고 있음을 경고했던 그가 입장을 완전히 바꾼 셈이다.
낙관론의 배경 최근들어 세계 경제가 위기국면에서 벗어났다는 신호는 곳곳에서 발견된다. 아시아 각국은 물론 세계 증시가 모두 상승세를 타고 있고, 작년 국제금융시장의 「태풍의 눈」이었던 엔화 환율도 달러당 120엔 수준에서 안정을 유지하고 있다. 아시아 경제위기의 충격이 가장 컸던 한국과 태국 경제는 완전히 회복국면으로 접어들었고, 일본의 경기침체는 이미 바닥을 쳤다는 분석이다. 국제원유가의 상승추세도 실물경제의 회복에 따른 수요증가를 바탕으로 하고 있어 세계 경제의 회복을 알려주는 지표가 되고 있다.
경계론은 없나 세계 경제의 회복세는 미국, 영국, 유럽중앙은행(ECB) 등의 잇따른 금리인하와 97~98년을 전후해 신흥시장에서 빠져나갔던 선진국 자본이 회귀하고 있는데 바탕을 두고 있다. 아시아 각국의 실물경기가 완전히 회복되지도, 금융부문의 부실도 정리되지 않은 상태다. 국제적인 핫머니 감시기구로 출범한 금융안정포럼의 역할도 아직 미지수다. 선진국의 금리인하 조치는 이제 한계에 다다른 수준이고, 신흥시장으로 회귀한 해외자본은 언제든 다시 빠져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경제위기가 완전히 끝났다고 선언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게 경계론자들의 시각이다.
박정태기자 jt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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