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선수 보유한도 없음. 하지만 국가대표 출신만 입단 가능」「선수선발권은 전적으로 감독이 행사, 구단은 추인하는 시스템」등.최용수(26)의 영국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웨스트 햄 유나이티드 입단을 위해 해당 구단과 접촉하고 있는 LG의 한웅수부단장이 현지에 가서야 비로소 확인, 구단에 보고한 내용이다. 영국 프로축구에 관한 기본적인 사항들이다.
LG는 또 현지로 떠나기전 이적료에 따르는 세금을 20% 수준으로 예상했으나 45%임을 확인하기도 했다. 이같은 사례는 LG가 계약이 확정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영국 프로축구의 현황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채 장도에 올랐다는 반증이다.
LG는 구단행정에 관한한 여타 구단에 뒤지지 않는다고 자타가 인정하는 구단. 결국 최용수의 이적을 둘러싸고 LG가 보이고 있는 최근의 석연치않은 행보는 한국축구의 한 단면이었던 것이다.
세계축구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유럽과 남미의 선수수급 시스템, 개별 국가의 프로리그에 대한 현황, 또 간판급 선수를 외국에 내놓을 때 외국구단에 확실하게 연결해 줄 수 있는 루트나 인맥 등에 정통한 구단이나 인사가 없는 것이다.
국내에서 활동하는 국제축구연맹(FIFA) 공인 에이전트들 또한 「큰물」의 흐름을 따라가기에는 역부족이라는게 일반적인 평가다.
이에따라 선수들의 해외진출과 관련, 국내 축구계가 안고있는 과제는 「축구계의 국제화」로 요약되는 셈이다. 국제화 작업이 개별 구단의 역량으로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10개 구단이 힘을 합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하고 해외진출때 구단의 수익인 이적료보다는 선수들의 대우에 더 신경쓰는 전향적인 자세도 필요한 것이다.
이같은 필요성은 자유계약선수제(FA)의 도입으로 스타급 선수들의 미국, 일본 진출이 더욱 활발해 질 야구도 예외가 아니다.
더욱이 야구는 에이전트와 브로커가 혼재해 있는 상황이기때문에 오히려 더 조심스럽고 체계적이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 계약당시의 금액에 현혹되기보다는 계약조건을 꼼꼼하게 따져 볼 수 있는 능력을 구비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국가대표출신 투수 정석(26)이 지난해 2월 LA 다저스와 100만달러의 몸값에 계약했다가 신체검사에서 문제가 발견돼 계약금이 10분의1 수준으로 깎이고 겨우 마이너리그에서 선수생활을 하게 된 것도 계약조건 등에 철저한 확인이 없었던 탓이었다.
/김삼우기자 samwookim@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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