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사를 올바르게 복원하는 소중한 작업이 둘 이루어졌다. 윤동주(1917~1945) 시인이 직접 쓴 모든 원고들을 사진으로 찍어 복원한 「사진판 윤동주 자필시고 전집」(민음사 발행)과 단재 신채호(1880~1936) 선생이 쓴 시들을 처음으로 단행본으로 묶은 「단재 신채호 시집」의 발간이 그것이다.「사진판 …」은 윤동주가 쓴 시 155편과 산문 4편의 모든 자필원고들을 사진으로 찍어 컬러로 수록했다. 여기에는 최근 발굴돼 알려진 그의 미공개 시 8편도 포함됐다. 국내에서 작가의 원고를 그대로 복원해 작품집을 내기는 이번이 처음. 서구나 일본에서는 영인본 작업이 실증적 연구의 상식이자 기본으로 되어있지만 국내에서는 사실상 이런 노력이 미미했다. 이때문에 문학작품의 경우 정본(正本)이 없어 잘못된 표기가 수십년 동안이나 반복되거나 작품 해석의 오류를 낳곤 했다. 이런 상황에서 식민지시대 무명의 청년시인이었던 윤동주의 수고(手稿)가 전혀 훼손되지 않고 보관돼 사진판으로 출간된 것은 사실상 놀라운 일이다. 전집에는 시·수필 외에 윤동주가 필사하여 읽었던 백석의 시집 「사슴」필사본, 정지용 김영랑 시집에 기재한 메모도 수록됐다.
「단재 신채호 시집」은 단재 문중과 충북도내 각계 인사들로 구성된 「단재 문화예술제전 추진위원회」에 의해 발간됐다.
추진위 고문 박정규 전 청주대교수는 「단재전집」에서 28편, 「천고」등 문학잡지에서 5편, 「꿈하늘」등 선생의 소설에 삽입된 10편, 「황성신문」등 개화기 신문 논설에서 10편을 발췌해 수록했다고 밝혔다. 이중 1907년 2월1일자 「황성신문」에 실린 논설 「고식(姑息)과 시계(時計)」등을 선생의 시로 규정한데 대해 박씨는 『개화기 신문 논설은 시 형태로 쓰인 것이 많았다』며 『논란의 여지가 없지는 않겠지만 1년여 연구와 고증 끝에 10편의 논설을 선생이 쓴 시로 결론지었다』고 말했다.
추진위 집행위원장 김승환 충북대교수는 『민족사학자이자 독립운동가였던 단재는 문인이고 시인이기도 했다』며 『이 시집을 통해 선생의 민족주의 정신을 더 자세히 엿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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