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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업계의 구조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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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업계의 구조조정

입력
1999.0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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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업계의 구조조정

1999/01/22(금) 17:33

서울시가 시내버스 서비스 개선을 위한 특단의 대책으로 업계의 구조조정을 추진하겠다고 한다. 고건 서울시장은 최근 관계부처 대책회의에서 86개나 되는 서울의 시내버스 업체를 20개 정도로 줄이겠다는 마스터 플랜을 제시하고, 이를 추진하기 위해 버스산업 구조조정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하겠다고 밝혔다. 부도업체와 경영부실 업체의 면허를 취소하고 우수업체가 이들을 인수케 함으로써 버스업체의 소수화·대형화를 꾀하고, 노선도 지하철과의 연계 및 환승기능 중심으로 개편한다는 것이 주내용이다.

늦긴했으나 이 방안은 산업분야 중에서 가장 낙후한 시내버스 업계를 혁신할 대안으로 평가할 만하다. 인상 요인이 조금만 발생해도 즉각 요금을 올리면서도 서비스는 개선되지 않는 시내버스 문제의 근원은 업체의 영세성에 있다. 버스 승객은 줄어드는데 업체 수는 버스가 유일한 대중교통 수단이던 옛날 그대로이니 수익성은 악화할 수밖에 없다.

관계 공무원에게 뇌물을 주어가며 황금노선 유지에 집착하고, ㄷ자 ㄹ자 굴곡노선이 펴지지 않는 것이 모두 수익성과 관련이 있다. 경영상태가 나쁘니 종업원 처우를 잘 해줄 수 없고, 대우받지 못하는 운전사와 정비원이 신명나게 일할 리 없다. 운행수입 늘리기에만 눈이 먼 업체들은 운전사들에게 난폭운전과 법규위반을 조장하는 꼴이니 서비스 개선이란 애시당초 잘못된 주문이다. 그나마 임금을 제대로 주는 회사도 많지 않아 작년말 현재 임금을 체불한 시내버스 업체가 79개에 이르고, 체불임금 총액은 438억원을 넘었다.

시내버스는 90년까지만 해도 수송분담률 43.3%로 가장 중요한 대중교통 수단이었다. 그러나 97년 분담률이 29.4%로 떨어져 지하철에 1위 자리를 빼앗긴 후 계속 하락세다. 매일 1,000만명이 넘던 버스 이용자 수가 800만명 정도로 줄었다. 서울시는 86개 시내버스 업체중 경영상태가 좋은 곳은 27개 뿐이고 23개는 보통, 나머지는「매우 불량」으로 평가하고 있다. 불량업체중 9개는 부도가 나 일부 노선 운행이 중단되거나 감차 운행돼 시민들이 골탕을 먹고있다.

멀지않아 2기 지하철이 완공되면 버스업체 경영은 더욱 악화할 것이고, 3기 지하철 공사가 끝나면 정말 설 곳을 잃게 될 것이다. 버스문제는 서울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지하철이 있는 대도시들은 예외없이 서울과 같은 구조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고, 시외버스 업계도 같은 사정이다. 국민의 고통을 덜어주는 차원에서 관련부처들이 힘을 모아 버스업계의 구조조정을 앞당겨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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