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면허 공사업자로부터 뇌물을 받고 수십억원대의 공사비를 부풀려 받아낸 사실을 묵인해준 정부투자기관 고위간부 등이 무더기로 적발됐다.서울지검 특수2부(김인호·金仁鎬 부장검사)는 1일 무면허 전기공사업자 김재호(金在昊·45)씨를 사기혐의로, 한국전력공사 서울전력관리처장 방우섭(方友燮·58·1급), 토목과장 오인성(吳仁成·56), 송전감독 윤상철(尹相喆·33)씨 등 3명을 뇌물수수혐의 등으로 각각 구속기소하고 부처장 이길순(李吉淳·55)씨 등 4명을 불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96년 9월∼98년 2월 한전이 발주한 경기 양주의정부 녹양동 송전탑 건설공사 과정에서 공사비용 관련서류를 허위로 작성하고 설계를 변경하는 등의 수법으로 공사비 38억원을 부풀려 받아낸 뒤 윤씨 등 공사실무자 3명에게 5,000만원을 주고 이를 무마한 혐의다. 처장 방씨와 부처장 이씨는 부하직원인 윤씨 등으로부터 각 1,000만원과 500만원을 상납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조사결과 송전탑 53기를 세우는 이 공사는 당초 94년 12월 한진종건이 예정가의 65%선인 27억원에 낙찰받아 (주)신원전설과 (주)대조전설에 23억원에 일괄하도급을 주고 이들 업체는 다시 무면허업자 김씨에게 재하도급을 준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 과정에서 한진종건 등도 설계변경을 통해 공사비를 늘리는 수법으로 총 21억3,000만원을 한전으로부터 추가로 챙긴 사실도 밝혀졌다.
한편 검찰은 김씨에게 공사 하도급을 주는 대가로 1억∼4,000만원씩을 받은 (주)한진종건 차장 나양균(羅良均·42)씨 등 3명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위반(사기)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박정철 기자>박정철>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