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수출·실업 나란히 곤두박질/고성장 체질탓에 소비도 ‘불황쇼크’/세계 경제도 악화 탈출구찾기 비상경제가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면서 모든 경제지표들이 마이너스 일색이다. 국제통화기금(IMF)사태 반년만에 실물경제기반은 완전한 붕괴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자칫 복원력(復元力)마저 상실되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금융위기국가의 마이너스 성장은 공통된 현상. 멕시코는 1년3개월, 핀란드는 2년9개월, 스웨덴은 3년6개월동안 뒷걸음성장이 지속됐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2분기 연속 마이너스성장은 새삼스러울 것이 없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저성장과 소득감소, 대량실업의 충격을 완충시킬 만한 사회안전망이 없다. 고성장이 체질화한 탓에 국민들이 느끼는 불황충격은 훨씬 심하다. 특히 수출의존이 절대적인 상황에서 단순 마이너스성장이 아니라 수출산업기반이 잠식됨에 따라 내수중심의 북구나 미국경제권에 편입되어있는 멕시코와는 단순비교하기 어렵다는게 일반적 지적이다.
■생산 수출 고용의 악순환
상반기 산업생산은 6%가 감소했다. 전기가스수도업(9.7%), 통신업(18.9%)등 성장산업도 있지만 제조업 마이너스 10.0%, 건설업 마이너스 12.1%, 도소매숙박업 마이너스 8.5%, 금융·보험·부동산사업·서비스업 마이너스 2.5% 등 나머지 업종은 일제히 마이너스성장을 기록했다.
주목할 점은 고용유발효과가 큰 분야는 모두 마이너스 업종이라는 점. 정규실업자만 165만명, 불완전고용인력까지 합친 실질실업자가 240만명을 넘는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력창출기능 업종의 조속한 회복이지만 상황은 더 어려워지고 있는 셈이다.
제조업의 위기는 수출부진으로 직결된다. 국제가격하락, 금융시스템마비, 엔화절하와 세계경제침체조짐등 3중고를 겪고 있는 수출은 아직 20%대의 증가율을 유지하고 있지만 실상은 물량공세로 버티고 있는 형국이다. 국내산업기반약화→수출부진→산업악화심화의 악순환이 빚어지고 있다.
■다시 미덕이 된 소비
2·4분기 민간소비증가율은 마이너스 12.9%. 7월 도소매판매는 17.4%나 줄었다. 성장률보다 소비증가율이 앞설 때를 통상 「과소비」로 규정한다면 지금은 성장감소폭(2·4분기 마이너스 6.6%)보다 소비감소폭이 배가량 큰 심각한 「과소소비」상태이다.
생산위축→소득·고용감소→소비침체→생산위축으로 이어지는 또하나의 악순환고리가 형성되어 있는 셈이다.
■저점은 있는가
연내 경기회복가능성은 제로다. 이성태(李成太) 한은조사부장은 『하반기에도 특별히 나아질 요인이 없다』고 말했다. 이규성(李揆成) 재경부장관은 연간 성장률을 마이너스 5∼6%로 전망했지만 민간사이드에선 아주 「관대한 예측치」로 보고 있다. 마이너스 탈출까지 1∼2년 이상 다른 금융위기국의 경험을 따지지 않더라도 내년 전망은 꽤나 비관적이다. 우선 엔화·위안화위기, 신흥시장몰락, 미국경제후퇴조짐등 대외요인은 한결같이 부정적이다. 수출이 죽으면 경제가 함께 죽는 우리로선 최악의 여건이 아닐 수 없다. 경제를 살리는 방법은 옳든 그르든 결국 인위적으로라도 국내경기에 손을 대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이성철 기자>이성철>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