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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터널 위험 방치말라(社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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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터널 위험 방치말라(社說)

입력
1998.08.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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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전철의 안산터널이 날림으로 시공돼 언제 사고가 일어날지 모를 상황인데도 당국과 시공업자가 책임을 떠넘기느라 2년간 방치돼 왔다는 보도는 간담을 서늘하게 한다. 지난 봄 한국도로안전협회가 실시한 안전진단 결과 안산터널 1,073m 구간 500여곳에 균열이 발견됐고, 물이 새거나 철근이 썩고 시멘트와 자갈이 분리된 곳도 많다고 한다. 이 가운데 아직도 균열이 진행중인 83곳, 물이 많이 새고 철근 노출도가 심한 9곳은 시급히 보강공사를 서둘러야 할 D급으로 분류됐는데도 아무 조치가 없었다.96년 8월 처음 실시된 안전진단에서는 특히 터널입구 190m 구간에 심각한 균열이 있어 시급한 보강이 요구된다는 결론이 났는데도 철도당국과 시공사인 동아건설측은 서로 책임을 회피하다가 금간 곳을 시멘트 접착제로 때우는 정도로 끝났다. 이같은 땜질식 미봉책으로 어물쩍 넘어간 것은 보강공사 비용부담을 둘러싸고 당국과 업자간에 분쟁이 일어났기 때문인데, 이는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미수에 비유될 정도의 중대사다. 다행히 아직 사고가 없었지만 만일 이 전철에서 안전사고가 났다면 어떻게 됐을 것인가.

안산선은 서울­안산 하루 250회 운행에 5만여명이 이용하고 있는데, 터널붕괴 같은 끔찍한 사고가 일어나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 얼마 전 일본에서 일어난 붕괴사고로 전동차가 매몰돼 수십명의 인명피해가 난 사례는 터널사고의 위험성을 말해주기에 충분하다. 붕괴는 아니더라도 전동차 탈선사고는 언제 일어날지 모른다. 터널 위를 지나는 수인산업도가 4차선에서 8차선으로 확장되면서 3배 가까이 늘어난 교통량으로 가중된 토압 때문에 철로가 뒤틀릴 가능성이 있다고 하니 당분간 전철운행을 중단하고라도 보강공사를 서둘러야 한다.

안산터널에 이처럼 구조적인 결함이 생긴 것은 잦은 설계변경, 불량자재 사용 등으로 인한 부실공사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매립토로 형성된 터널 끝부분이 당초 설계대로 개착식 공법으로 시공되지 않고 암반지형에 사용하는 터널공법으로 변경된 이유가 의심스럽다』고 말한다. 설계기준에 크게 미달하는 콘크리트 강도는 불량자재를 썼거나 철근 등을 설계대로 쓰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설계와 감리를 외국회사에 맡기고, 공사실명제를 도입하는 등의 부실공사 예방조치도 서둘러야 하지만 이번 기회에 안산선 시공과 감독책임을 철저히 가려내야 한다. 부실공사 책임자들을 엄정히 처벌하고 손해를 보상케 함으로써 부실공사가 언젠가는 자신의 손해로 돌아온다는 것을 인식시키는 선례가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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