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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컹크 웍스/리치&재노스著/스텔스機는 벤처정신의 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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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컹크 웍스/리치&재노스著/스텔스機는 벤처정신의 결실

입력
1998.06.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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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히드 특수개발팀의 ‘자유존중’ 경영관 등 소개『78년 8월 어느 날 오전 8시. 태양이 작열하는 미국 네바다사막. 망원경으로 2,400m 상공을 비행하는 「해브 블루(HAVE BLUE·실험용 스텔스기의 암호명)」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해병대지휘차에 설치된 레이더 안테나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젊은 하사관은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는 미사일을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바라보다가 다이아몬드 모양의 비행물체가 우리 머리 위를 지나가자 큰 소리로 외쳤다. 「저런! 우리 미사일이 완전히 마비됐습니다!」』 벤 리치와 레오 재노스의 「스컹크 웍스」는 「레이더에 안 잡히는」 스텔스기의 시험비행 성공순간을 이렇게 묘사한다. 성공의 비결은 다이아몬드형 기체 모양과 레이더전파를 흡수하는 복합소재. 더구나 스텔스의 기본원리는 당시 소련 과학자의 논문에서 찾아낸 것이었다.

스컹크 웍스(Skunk Works)는 미국 항공·군수업체 록히드마틴 특수개발부(「록히드선진개발계획」)의 별칭. 1943년 창설 이후 미국 최초의 제트전투기 P80, 세계 최초의 초음속 제트전투기 F104, 고공정찰기 U2, 세계 최초의 초음속정찰기 SR71 블랙버드, 91년 걸프전에서 맹활약한 F117A 스텔스전폭기, 미공군 차세대 주력전투기 F22등 항공사에 길이 남을 걸작들을 개발해냈다. 그러나 팀원은 베테랑 설계기술자 50명과 엔지니어 100명등 150명이 고작. 스컹크 웍스라는 명칭은 창설 당시 마련한 임시 사무실의 옆 화학공장에서 하도 심한 악취가 새어나와 붙게 됐다.

저자 벤 리치(95년 70세로 사망)는 50년 록히드사에 입사한 뒤 75년부터 91년까지 스컹크 웍스 책임자로 일했고 레오 재노스도 같은 연구원이었다.벤 리치의 성공비결. 『고도 2만5,900m, 항속거리 9,600㎞의 정찰기처럼 극히 어렵고 특수한 목표를 추구하기 위해 모험을 하고 때로는 실패도 할 수 있는 자유가 스컹크 웍스의 핵심요소다. 단 최고경영진은 감독권을 포기하고 독립적인 운영을 허용해야 한다. 포드자동차가 최근 무스탕 신형모델을 개발한 것도 스컹크 웍스식 성공이라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경영진이 관리나 간섭을 최소한으로 억제했다는 사실이다』 물론 스컹크 웍스는 실패도 많았다. 중국 본토 침투용 무인정찰기 D21,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스텔스함정, 수소추진 항공기 등등. 하지만 기업인이나 정책결정자들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대담한 모험을 할 수 있는 자유를 준 록히드 경영진의 자세를 눈여겨볼 만하다. 한승. 1만3,000원.<이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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