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마리 텔레콤 사장 장인경(女性의 새 길을 연다:8)
알림

마리 텔레콤 사장 장인경(女性의 새 길을 연다:8)

입력
1998.04.20 00:00
0 0

◎게임 ‘단군의 땅’ 개발 컴퓨터狂들의 대모/서울대 전자공학과 첫 여학생 삼성전자 과장 등 순탄한 길 접고 KAIST의 F학점 천재들 모아 94년 벤처기업 창업 3년만에 매출 25억원 급성장 “이젠 세계무대서 일본과 경쟁”94년 7월 창립된 마리텔레콤이라는 중소 컴퓨터게임 제작업체가 미국 게임공급업체 4∼5개사와 수출계약을 진행중이어서 국내 업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계약이 성사되면 마리텔레콤은 올해에만 100만달러(약 14억원) 정도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이 회사는 또 미국 스탠퍼드대 부설연구소와 차세대 인터넷게임을 공동개발키로 합의했다. 지난 해 7월에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창업보육센터에 자회사를 개설했다.

척박한 국내 게임시장의 세계화 가능성을 보여준 주인공은 장인경(46)사장. 89년부터 다니던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을 박차고 나와 94년 마리텔레콤이라는 회사를 세운지 4년도 안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컴퓨터게임업체로 키워냈다.

장사장은 『컴퓨터에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학생들에게 꿈을 실현할 수 있는 장(場)을 마련해 주기 위해 회사를 설립했다』고 말한다. 91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인터넷이 개설되면서 인터넷에서 여러 명이 즐기는 머드게임에 열중하다 제적위기에 처한 학생들의 사연을 전해 들은 게 창업의 계기였다. 현재는 마리텔레콤에서 개발자로 일하고 있는 이들은 게임에 빠져 학과 성적은 바닥이었다. 이들 F학점천재 6명과 PC통신을 주고 받으면서 장사장은 이들의 지적 호기심을 알아차렸다. 구세대로서 책임감까지 느꼈다. 장사장은 먼저 지도교수를 찾아가 컴퓨터천재들에게 졸업의 길을 열어주었다. 이들이 바로 마리텔레콤의 대표 작품 「단군의 땅」을 개발한 주역들이다. 6명중 하나인 김지호(26·마리텔레콤 연구원)씨는 『처음 만날 때 「나같은 괴짜가 또 있구나」하는 인상을 받았으나 그것이 게임산업과 인간에 대한 정열이라는 것을 알고 친근감을 갖게 됐다』고 말한다.

94년 8월부터 PC통신으로 제공되는 「단군의 땅」은 지금까지 40만명이 400만시간 가까이 이용했다. 게임이용자중 뜻이 맞아 결혼에 골인한 사람도 10쌍이 넘는다. 최근엔 미국업체들이 앞다퉈 수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와 즐겁기만 하다. 그러나 장사장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게임시장의 무대는 세계다. 게임의 메카인 일본과 경쟁해서 이겨야만 인정받는다』고 다짐한다.

단군의 땅은 무당 자객등 여러 등장인물이 나와 서로 돕거나 싸우면서 최고 경지인 「선인」에 도달하는 게임. 단군이라는 설정도 그렇지만 회사이름도 마니산에서 따왔다. 그만큼 우리 것을 세계화하겠다는 의지가 가득하다.

마리텔레콤 이전부터 장사장에겐 「신세대 컴퓨터광들의 대모」라는 별칭이 따라다녔다. PC통신으로 수많은 신세대와 교류하면서 「통신선생님」으로 통하던 시절도 있었다. 컴퓨터에 빠져 학교를 팽개치고 세운상가를 배회하는 학생이 있다는 소리를 들으면 일부러 달려가 학교로 돌아가라고 설득하곤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사장은 『오히려 내가 설득당해 지금 이 길을 걷고 있다』면서 『이들을 보면 정열이 넘친다. 쏟아져 나오는 창조력을 담아줄 그릇이 필요했다』고 역설한다.

장사장에게 가장 안타까운 것은 자라나는 청소년들의 재능을 계발하기는 커녕 어린이들의 창조성을 망치고 있는 우리 사회 교육구조. 이때문에 그는 『책임감이 있으며 게임 같이 관심분야에 정열을 쏟을 줄 아는 청소년은 그에 따른 보상을 받아야 한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마리텔레콤 직원 30명 가운데는 박사도 있지만 제도교육이 싫어 대학에 들어가지 않았거나 중간에 때려치운 「문제아」들도 여럿 있다. 박사 출신 1명이나 고졸 출신 6명이나 대우는 오로지 실력으로만 평가받는다.

그의 지론은 마리텔레콤이 한국신기술(KT)마크 획득, 정보통신부의 유망 중소기업체 선정, 장영실상 수상등 기술창업의 선두주자로 올라서면서 옳다는 것이 입증됐다. 매출액도 출범당시 1,000만원선에 불과했으나 95년 6억5,000만원, 96년 12억원, 지난해는 25억원으로 해마다 두배 가까운 성장을 했다.

이화여고 2학년때 닐 암스트롱이 달에 첫 발을 내디딘 TV장면에 감동을 받아 전자공학도의 길에 뛰어든 장사장은 서울대 전자공학과 최초의 여학생. 그후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엔지니어, 삼성전자 과장으로 순탄한 길을 걸어왔지만 창업의 벽은 높았다. 『벤처에 대한 사회의 무지도 문제였지만 정보가 남자 위주로 흐른다는 것이 가장 큰 장애였다. 정보부족으로 고군분투할 때마다 사회를 앞서 나가야 한다고 스스로 채찍질했다』

장사장은 이제는 말한다. 『여자든 남자든 일에 대한 열정과 자신감을 가져야 성공할 수 있다』고.<선년규 기자>

◎한국 여성정보인 현황/60만중 30%가 여성… 고급인력 9,000여명

정보산업인력 종사자를 흔히 60만으로 추산하는데 그중 30%가 여성으로 한국여성정보인협회(02­3662­9417)는 보고 있다. 한국여성정보인협회는 여성정보인력의 활성화를 위해 92년 8월 창립된 단체로 현재 625명이 회원. 이들은 정보통신 관련 기관, 산업체, 연구소, 학계에 속해 있는 여성들로 창립 당시 100여명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

협회는 그동안 40여 차례 세미나와 심포지엄은 물론 책자와 자료집 발행을 통해 정보화사회에서 가정과 여성의 역할을 강조하는 정책건의와 교육사업에 힘써왔다. 또 PC통신에 여성전산인력은행을 구축, 구인·구직의 연결고리 역할도 하고있다. 96년 7월부터 하이텔 인포숍에 운영되는 인력은행에는 고급 여성인력 9,000여명의 정보가 들어 있다. 인력은행을 통해 취업한 사례는 1,000여건이 넘는다. 이와 함께 신기술동향, 컴퓨터교육, 소프트웨어개발, 사업협력등 4개 분과는 산업체와 연계활동을 벌여 여성의 사회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올해는 주부대상 컴퓨터 교육과 취업정보 제공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화순(46)현민시스템사장, 안혜연(40)SDS정보기술연구소 수석연구원, 김명숙(41) (주)컴키드 연구소장등 정보통신계서 내로라하는 여걸들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차운옥(48·한성대 정보전산학부 교수)한국여성정보인협회 회장은 『정보분야 전문인력이 부족한 현실에서도 여성 전문인력은 놀고 있는 실정』이라며 『인력의 올바른 수급조절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정보산업 인력의 여성참여 비율에 비해 전산학 전공 여성비율은 여전히 적은 실정. 서울대 전기공학부(전자공학과)가 배출한 인력은 1,500여명인데 이중 여성은 10여명에 불과하다.<선년규 기자>

◎여성이 개발한 컴퓨터 프로그램들/야화시리즈·인트라웍스 대표적 히트작

7,350개(프로그램 보호회 집계)가 유통되고 있는 컴퓨터 소프트웨어시장에서 여성이 개발에 참여한 작품도 인기를 끌고 있다.

퓨처엔터테인먼트의 게임 「야화」는 지난해 출시, 1부가 3만 4,000개 2부가 3만여개 팔려 「대박」을 터트린 제품. 평균작이 8,000∼1만 2,000개 팔리는 것에 비하면 큰 성공이다. 김두한 시라소니를 주인공으로 1930년대 주먹세계를 그린 롤 플레잉게임이다. 그래픽 작업을 담당한 이경순(31)부장은 밤거리의 어두운 색감을 잘 살린 사실감있는 화면으로 「야화」시리즈가 인기를 끄는데 일조를 했다.

버추얼아이오시스템의 「인트라웍스」개발팀장은 박경인(34)씨. 「인트라웍스」는 인터넷을 이용해 결재 고객관리등 기업 업무를 할 수 있는 인트라넷 프로그램. 기업에서 종전에 사용하던 기업 업무 프로그램은 사용자 수에 따라 사용료를 내야 하지만 「인트라웍스」는 인터넷 브라우저만 있으면 별도 요금을 물지 않아도 되는 이점이 있어 기업고객이 늘고 있다. 96년 가을 개발됐으며 인트라넷프로그램으로는 최초로 일본에 진출, 올해부터 3년간 7,000개를 납품하기로 계약했다.

아이코가 데이콤과 공동개발한 「업앤다운스토리」는 우리나라 전래동화를 응용해 이용자가 이야기를 만들어나가는 인터액티브형 교육용 애니메이션. 지난해 문화체육부가 주최한 「대한민국영상대전」에서 심사위원특별상을, 97서울국제만화페스티벌(SICAF)에서 대상을 받았다. 93년 교육용 프로그램 개발전문으로 아이코를 창업한 정진영(34)씨가 개발자.

이밖에 청미디어 김양신(44)씨의 인터넷 그래픽 머드게임 「워바이블」과 푸른웨어시스템의 장성미(31)씨의 인터넷 원격교육프로그램등도 여성이 개발에 참여한 대표적인 소프트웨어이다.<노향란 기자>

□약력

52년 서울출생

74년 서울대 전자공학과 졸

전엔지니어링 입사

81년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입사

84년 삼성전자 입사

89년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입사

94년 마리텔레콤 창업

97년 소프트웨어공제사업 추진위원

(정통부 위촉)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