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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려병자 신세 ‘우리들의 얄개’/70년대 10代 우상 손창호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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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려병자 신세 ‘우리들의 얄개’/70년대 10代 우상 손창호씨

입력
1998.04.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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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영화 등 참패 재산날려/당뇨·만성 신부전증 투병70년대 청소년의 우상 손창호(孫昌鎬·45)씨의 모습은 어디서도 찾을 수 없었다. 반 이상 빠진 머리카락, 10년은 늙어 보이는 얼굴…. 영화 「얄개」 시리즈에서 보여준 넉살은 온데 간데 없이 손씨는 그렇게 허물어져 있었다. 기자도 눈물이 핑 돌 정도였다.

당뇨병과 만성신부전증으로 서울 적십자병원에 입원한지 14개월여. 1월19일부터는 국가가 치료비를 대주는 의료보호환자로 분류돼 행려병자병실로 옮겨졌다. 이틀마다 투석치료를 받지 않으면 목숨이 위험하다. 96년 망막수술을 했는데도 왼쪽 눈은 50㎝ 앞이 보이지 않는다.

매달 120만원이 넘는 치료비를 대주던 형(50)도 15년째 중풍으로 누워 있는 어머니 때문에 더 이상 동생을 돕기 어려운 형편이다. 이모 최복순(崔福順·74)씨만 출퇴근하며 그를 보살피고 있다. 정태섭 심양홍 문용민씨 등 MBC 동료탤런트들이 지난 달 31일 찾아와 성금 518만원을 주고 갔다. 그 말이 나오자 손씨는 갑자기 『야 이놈들아!』하고 소리를 지르더니 『지들이 무슨 돈이 있다고…』하며 울먹였다. 고마움의 표현이었다.

단국대 영문과를 졸업한 그는 중동고 3년이던 70년 MBC 3기 탤런트로 출발, 드라마 「왜 그러지」 「알뜰가족」, 영화 「얄개」 시리즈 등으로 인기스타가 됐다. 그러나 90년에 제작·감독·주연한 영화 「동경아리랑」이 화근이었다. 81년 결혼 4개월만에 이혼한 아픔을 딛고 5년여동안의 일본유학후 심혈을 쏟은 영화가 참패, 제작비 5억여원과 아파트를 날렸다.

『퇴원하면 바닷가부터 가고 싶습니다. 넓은 바다가 보고 싶어요. 회사에 취직해 월급쟁이도 되고 싶어요. 그런데 퇴원을 할 수 있을지…』<김관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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