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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림 없는 유리 나온다/코팅재료 등 잇단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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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림 없는 유리 나온다/코팅재료 등 잇단 개발

입력
1998.03.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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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유리·안경·온실용 관련 업체와 생산 협의 「김이 서리지 않는 유리는 없을까」. 비오는 날 자동차유리와 안경에 뿌옇게 끼는 김을 닦자면 불편하기 그지없다. 이런 불편이 해소될 수 있다면 반가워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배병수(재료공학과) 교수팀은 4일 실렌계통의 특수화학물질을 주원료로 하는 유리 코팅재료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물질을 유리표면에 2∼3㎛(마이크로미터)두께로 칠한 다음 1∼2시간동안 130∼150℃의 뜨거운 열을 쪼여주면 친수성(친수성)이 뛰어나 김이 맺히는 것을 막아준다. 김은 미세한 물방울이 모여 만들어지지만 과기원이 개발한 물질 위에서는 물이 방울을 형성하지 않고 곧바로 흘러 내리게 된다.

 정부의 공업기반기술과제로 3년간 3억원을 들여 독일 신재료연구소와 함께 개발한 이 물질은 오래 지나도 성질이 변하지 않아 반영구적이다. 또 손쉽게 코팅할 수 있어 별도의 장비가 필요없으며 비용도 크게 들지 않는다.

 배교수는 『이 기술을 중소기업에 이전, 내년말부터 물방울이 맺히지 않는 온실용 비닐을 생산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온실용 비닐에 김이 서릴 경우 햇빛이 투과되지 않아 작물이 냉해를 입는 등 피해가 있었다. 배교수는 또 김서림 방지용 안경렌즈,자동차용 백미러,냉장고용 유리 생산을 위해 관련업체와 협의중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고석근(세라믹스연구부) 박사팀도 최근 유리나 플라스틱의 표면에 고온의 플라즈마를 쪼여 표면구조가 바뀌게 하는 표면개질기법을 선보였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표면에 떨어진 물방울은 표면장력을 잃고 납작하게 퍼져 표면과 평행하게 된다. 표면구조를 바꾸기 때문에 수명이 영구적이지만 플라즈마장치가 고가라는 게 단점이다.

 고박사팀은 기술을 안경제조업체에 이전,제품생산을 추진중이다. 새로운 안경은 빗속에서도 선명하게 보이며 추운 곳에서 더운 곳으로 들어설 때 뿌연 김이 서리지 않아 내수는 물론 수출도 기대된다. 고박사는 『이 기술로 표면을 처리하면 용접도 쉽게 할 수 있어 컴퓨터기판 제조등 광범위한 응용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물방울이 맺히지 않는 무적비닐과 유리는 일부 업체가 일본에서 기술을 도입해 생산·시판하고 있으나 흠이 잘 생기고 수명도 3∼6개월로 짧은 것이 단점으로 지적돼왔다.<선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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