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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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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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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02.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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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의 데이비드 보우이나 로드 스튜어트 같은 거물 팝스타의 채권이 국제채권시장에서 인기다. 가수들은 단번에 거액을 손에 쥐게 되고 매입자에게는 CD발매로 보장되는 높은 수익률이 매력이다. 세계 금융산업을 선도하고 있는 영국인다운 발상이다. ◆80년대초 대 히트곡 「레츠 댄스(Let’s Dance)」로 유명한 보우이는 지금은 이미 쉰살이 넘은 흘러간 스타지만, 아직 옛날 팬들의 인기기반이 탄탄해서 새로 판을 내면 꾸준히 팔리는데다 데뷔 때부터 저작권을 전부 모아 갖고 있어서 전에 만든 작품만으로도 수익이 짭짤하다. ◆그가 지난해 미국의 한 은행에 의뢰해서 이율 7.9%의 10년짜리 「보우이채」를 기채했더니 단숨에 3천만파운드(약 8백억원)가 모여들었다. 상환은 앞으로 들어올 인세수입으로 하면 된다. 보우이의 개인재산은 현재 5억5천만파운드(약 1조5천억원)로 폴 매카트니(5억2천만파운드)를 제치고 영국 제일의 부자 가수가 됐다. ◆그 뒤를 따라 역시 중년의 대형가수인 스튜어트가 일본 노무라증권에 의뢰해서 「로드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고, 롤링 스톤스와 테너 파바로티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바야흐로 인기 가수나 배우, 운동선수의 「스타채권」이 신종 금융상품으로 붐을 이룰 모양이다. ◆영미식 금융은 바로 스타채권과 같은 발상의 참신성이 그 힘이다. 그 힘은 자유로운 상상력이 장려되는 풍토에서만 자란다. IMF체제는 영미식 금융이다. 채권발행이 가능한 스타가 우리에겐 왜 없을까. 한탄하기 전에 IMF의 사회·문화적 의미를 생각해 보려 한 적은 있는지 자문해 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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