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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개혁법 회기내 처리를(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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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개혁법 회기내 처리를(사설)

입력
1997.11.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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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정치권이 국제통화기금(IMF)실사반이 보는 앞에서 금융개혁법안을 놓고 다투게 됐다. 서로 집단이기주의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이제 막 형성되기 시작하고 있는 나라경제살리자는 국민총화에 찬 물을 끼얹지 않을지 모르겠다.재정경제원과 한은 등 금융기관 그리고 정당들은 한 발짝씩 양보를 해야 한다. 다수당인 한나라당은 재정경제원이 절충안을 내놓지 않았다고 해서 처리를 거부하고 있고 국민회의는 당초에 주장했던 대로 『11개 법안만 우선 처리하고 나머지 2개 법안은 내년에 다시 논의하자』고 말하고 있다. 한편 자민련은 『정부안과 별도로 새로운 절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쟁점은 한은에 대해 통화정책의 독립성을 제도적으로 보장해 주는 대신 은행감독권한을 분리하여 증권, 보험, 신용관리기금 등 타금융기관의 감독권과 함께 금융감독원 및 금융감독위원회 아래 통합한다는데 있다. 금융감독기관의 통합을 강력히 추진하는 재경원의 주장이나 이에 극력반대하는 금융기관의 입장에 다 일리는 있다. 정부수립 이후 단속적으로 지속돼 온 대립이다. 양자는 논리를 앞세우고 있으나 사실은 「밥그릇 싸움」이라고 할 수도 있다.

이들의 싸움은 논리적으로 어느 쪽이 옳다는 정답이 없다. 중앙은행이 감독권한을 함께 갖고 있어야 하느냐의 문제는 각나라의 역사, 전통, 문화 등의 문제다. 전후 대다수의 나라들이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의 독립성과 은행감독권을 함께 향유하고 있으나 감독권이 분리돼 있는 나라들도 적지않다. 미국은 부분적으로 감독권을 갖고 있다. 독일은 연방정부에 감독권이 있으나 연방은행과 긴밀한 협동아래 사실상 공동행사한다고 할 수 있다. 일본은 대장성에 있으나 중앙은행인 일본은행도 규칙의 형태로 감독권한을 행사한다. 어느 나라이건 감독권한이 배타적으로 행사되는 일은 거의 없다.

중요한 것은 감독권한에 대한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해 주고 또한 전문성을 배양하는 일이다. 재경원과 금융기관들이 감독권의 귀속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는 것은 국가와 국민에게 위해를 끼치는 것이다. 금융기관종사자들이 조직개편에 따른 감원 등 불이익에 대해 염려하는 것은 이해가 된다. 그러나 정부측도 처우, 인사상의 불이익을 주지 않을 것을 배려하고 있으므로 격렬하게 반대할 일만은 아닌 것 같다. 재경원도 감독권의 완전통합만을 고집할 것이 아니다. 금융기관과 분리하여 금융감독위원회를 결성, 그 아래 은행, 증권, 보험 등 3개 감독원을 그대로 존속시키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감독위원회는 당초 금융개혁위원회의 건의대로 공정거래위원회처럼 총리실산하에 두는 것이 권한을 분산한다는 의미에서 보다 합리적일 것 같다.

지금은 경제위기극복이 최우선 국가 과제다. 집단이기주의는 묻어야 할 때다. 정부와 정치권은 회기내에 13개 금융개혁법안을 일괄 통과시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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