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외국인 ‘큰손’의 손빼기/이백만 경제부 차장(앞과 뒤)
알림

외국인 ‘큰손’의 손빼기/이백만 경제부 차장(앞과 뒤)

입력
1997.10.22 00:00
0 0

『한국증시는 지뢰밭입니다. 메가톤급 시한폭탄도 많지 않습니까. 한국을 떠날 수 밖에 없습니다. 엄청난 손실을 감수하면서 발을 빼야하는 심정은 오죽하겠습니까. 손실을 줄이는 것도 중요한 투자기법이지요』 한국에서 주식투자를 했다가 참담한 결과를 맞은 어느 외국인투자자의 독백이다.정부의 연이은 증시부양책에도 불구,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증시는 계속 비틀대고 있다. 외환시장도 심상치 않다. 원화의 대미달러환율이 급등하면서 원화가치가 폭락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주가와 원화가치의 동시 폭락은 불길한 「사인」임에 틀림없다. 멕시코사태와 동남아외환위기의 초기증상과 너무 흡사하다. 둘다 주가폭락―외국인주식투매―환율폭등(자국 통화가치폭락)―외환보유고 감소의 수순을 밟았다. 중요한 사실은 이 흐름을 주도한 세력이 외국인(외국자본)이라는 점이다.

한국 증시의 「큰 손」은 외국인이다. 그들은 시세를 주도하고 있다. 외국인의 주식투자규모는 금액기준으로는 약 16%에 불과하지만 실제 영향력은 이보다 훨씬 크다. 기업체 오너들이 경영권 확보를 위해 갖고 있는 부동주가 전체 상장주식의 35∼40%에 달하기 때문이다.

증시정책의 현실적인 해법도 여기에 있다. 좋든 싫든 외국인투자자들의 마음을 잡아야 한다. 그런데 그들은 반란에 가까운 투매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검찰이 비자금수사 중단을 발표한 21일에는 사상 최대의 투매사태가 벌어졌다.

『이제까지 한국증시를 받쳐 준 세력은 외국인이었습니다. 한국의 기관투자가들이 주식을 내다 팔 때 외국인들은 꾸준히 사들였어요. 외국인들이 없었다면 한국증시는 벌써 무너지고 말았을 것입니다. 이제는 다른 투자처를 찾아 봐야지요. 기아사태의 처리를 보고 한국정부의 경제팀에 크게 실망했습니다. 금융시장의 시한폭탄이 제거되지 않는 한 어떤 증시부양책도 효험이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을텐데 책상다리 긁는 정책만 남발하고 있어 답답합니다. 당분간은 희망이 없어 보입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