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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풍 다시 뜬다/패션회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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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풍 다시 뜬다/패션회귀

입력
1997.08.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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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툼한 어깨패드 재킷 미니스커트·통바지…/성의 경계 무너지며 파워수트가 복귀/혼돈의 90년대 자연과의 교감 추구본격 추동복 시즌을 코앞에 둔 패션계에 80년대 패션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파리와 밀라노 등 세계적인 패션컬렉션들이 일찌감치 ’97추동복의 대표적 트렌드로 80년대풍을 제안한데 이어 「엘르」 「마리클레르」 등 패션전문지도 다투어 80년대 패션으로의 회귀를 전망하는 특집을 내놓고있다.

올 가을 유행이 예고되는 「뉴 80년대 스타일」은 큰 어깨 패드를 두툼하게 넣은 재킷과 미니스커트, 통바지, 핀스트라이프 원단 등 이른바 「파워수트」로 집약된다. 극도의 단순함과 세련미를 추구하는 미니멀리즘시대에 다소 촌스러워보이는 이 스타일들이 다시 트렌드의 전면에 나서는 이유는 무엇일까.

삼성패션연구소 패션기획팀장 경문수씨는 『기술문명의 발달이 가져온 환경파괴와 공동체개념의 해체로 정신적인 공황상태를 맞은 현대인들이 진지함과 도덕성, 자연과의 교감을 추구했던 시기로 80년대를 상정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한다. 특히 한국의 80년대는 경제적 안정을 바탕으로 선진국으로의 도약을 꿈꿨던 시대였다는 점이 최근 경기불황을 겪고있는 사람들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요인이라고.

패션계가 60, 70년대에 이은 또 하나의 상품성있는 복고시대로 80년대를 재조명하기 시작한 것도 한 원인이다. 디자이너 심상보씨는 『다양한 트렌드의 공존은 선택의 폭을 넓히고 구매력을 자극한다. 올 가을 어깨가 큰 재킷에 통바지 정장을 거리에서 쉽게 찾게될 것은 기정사실』이라고 말한다.

80년대 패션으로의 복귀라고 해도 무조건적인 복제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새로운 80년대풍 패션은 단순하면서 강렬한 느낌의 남성적 스타일을 특징으로 한다. 큰 어깨가 강조되지만 둥글고 넓적하기보다는 각진 어깨를 추구하며 통바지는 A라인이 기본. 미니스커트도 트임이나 비대칭적인 디자인을 살려 한결 세련된 느낌으로 전개되리라는 것이 일반적인 전망이다. 이런 스타일들은 이미 디자이너 진태옥씨와 김동순씨, 외국에서는 도나 카렌, 존 갈리아노, 구치 등이 선보이고 있다. 분위기는 비슷하나 직조 및 패턴기술의 발달에 따라 착용감은 훨씬 편해진 것도 차별점이다.

물론 80년대풍이라고 다 트렌드로 성공하지는 않는다. 패션지 「하퍼스 바자」 정현선 편집장은 『92년의 그런지룩이나 96년의 밀리터리룩과 과도한 시스루룩은 주류 하이패션계에서는 거의 받아들여지지않아 실패한 것들』이라고 지적한다. 80년대 디스코테크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요란한 패턴의 티셔츠나 분홍과 보라색 펄을 잔뜩 뿌린 눈화장, 풍성한 개더 혹은 주름스커트 등도 부활여부는 의문부호로 남아있다.

결국 올 가을 가장 주목할만한 80년대의 이미지는 세계 패션의 한 조류와도 맞물려있는 젠더리스, 즉 성의 경계를 허무는 패션. 강인한 자기정체성을 표현하는 「파워수트」의 복귀야말로 혼돈의 시대를 사는 여성들이 부여잡고 싶어하는 80년대의 유산이라는 것이 패션가의 공통된 견해다.<이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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