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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륙유도장치 한달전에 고장/KAL기 추락참사­괌 공항 문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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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륙유도장치 한달전에 고장/KAL기 추락참사­괌 공항 문제점

입력
1997.08.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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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국 요원 아닌 민간관제사가 통제/군 항공기지 철수하면서 최신장비 회수/군 공동사용 이유 민간기 한밤중 이착륙대한항공 801편 여객기가 착륙할 예정이던 괌의 아가냐 국제공항은 항공기 안전착륙을 유도하는데 필수적인 관제장비가 작동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민간인 관제사가 관제를 맡았던 것으로 드러나 사고원인을 제공하지 않았느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아가냐 국제공항에는 지난달 7일부터 악천후와 야간비행때 항공기 안전착륙을 유도하는 장치인 「글라이드 슬로프 시그널(GSS)시스템」이 작동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짐 홀 미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 위원장은 6일 『아가냐 국제공항의 GSS시스템이 작동되지 않고 있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익명의 연방항공국(FAA)관리는 『지난달부터 아가냐 국제공항의 GSS시스템이 작동되지 않고 있다』고 확인했다.

GSS시스템은 계기비행때 무선신호로 지상과의 거리를 조종사에게 알려주는 것으로 항공기를 활주로와 평행이 되게 하는 「로컬라이저」와 함께 2대 안전착륙 장치이다. GSS가 작동이 되지 않는 경우에는 조종사들이 로컬라이저와 육안에 의존해 착륙하게 된다. 육안에 의한 착륙을 시도할 경우에는 착륙에 필요한 가시거리가 평소보다 더 늘어나야 한다. 이번 사고 당시 가시거리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으나 570m 상공에서는 폭우가 쏟아지고 1,050m상공에서는 날씨가 흐려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GSS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은 것이 사고의 주원인일 가능성이 짙다.

또 팀 파일 FAA대변인은 이날 『92년부터 아가냐 국제공항은 미국내에서 유일하게 보잉 747기 등 대형 항공기를 FAA요원이 아닌 민간관제사가 여객기의 이착륙을 통제하는 곳』이라고 말해 관제 잘못으로 인한 사고 가능성을 시사했다. 민간인 관제사로 바꾼 이유는 FAA관제사가 파업을 자주하고 경비가 많이 들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가냐 국제공항을 관제했던 전 미 해군관제사 릭 시걸씨는 이날 회견에서 『미 해군 항공기지가 아가냐 국제공항에서 철수하면서 관제업무를 서둘러 지방공항당국에 넘긴데다, 미군이 최신 전자장비를 회수해 노후한 장비로 관제를 해 사고 가능성이 높았다』고 밝혔다.

미군은 악천후나 야간착륙때 사용되는 지상관제 접근레이더인 A/N FPN 63을 제거했는데 이 장비는 노후한 구형 A/N CPN―4A로 대체됐다는 것이다. A/N FPN 63은 악천후나 야간, 연습착륙때 사용되는 항공기 정밀 착륙통제장치이다.

한편 사고가 난 아가냐 국제공항은 아시아와 북미지역을 연결하는 교통 중심지로 연간 6만4,124편의 항공기 이착륙이 이뤄지고 있는 태평양지역에서 교통량이 가장 많은 공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간 항공기 대부분이 0시부터 새벽 5시 사이의 새벽시간대에 이착륙이 이뤄지고 있으며 통과여객이 많아 월 30만여명의 승객이 이 시간대에 공항 터미널에서 항공기를 갈아타거나 항공기 재급유를 기다리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낮 시간대에는 아가냐 국제공항을 공동 이용하고 있는 미 해군 항공기의 이착륙이 주로 이뤄지고 있다.<권대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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