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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발전시설 “유명무실”/아파트·병원·백화점 등 정전땐 속수무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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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발전시설 “유명무실”/아파트·병원·백화점 등 정전땐 속수무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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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07.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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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수 접지불량 등 고장방치/승강기 감금 등 안전사고 비상아파트 병원 등 다중이용시설물에 의무적으로 설치하게 돼 있는 자가발전시설중 상당수가 비상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비상용발전시설의 작동불량은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주민이 갇히는 사고에서부터 병원의 긴급수술중단, 고압가스저장소의 가스공급중단과 대형폭발사고로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23일 하오 8시50분께 서울 서초구 반포2동 한신아파트 12층짜리 15개동 1천1백40세대에 2시간동안 전기공급이 끊기면서 멈춘 엘리베이터 안에 주민 4명이 갇혔다가 긴급구조됐다. 이에앞서 22일 하오 7시40분께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15층짜리 30개동도 정전으로 엘리베이터의 가동이 전면 중단돼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이들 아파트는 모두 자가발전시설을 갖추고 있었으나 사고때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한전은 지난달 아파트 호텔 병원 백화점 등 다중이용시설물 9천2백45곳을 대상으로 자가발전설비 작동여부를 조사한 결과 3백35곳에서 발전기 가동불량·연료 미확보·접지상태불량 등의 허점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또 20곳은 전원공급 중단시 비상용 자가발전장치가 전혀 작동하지 않거나, 작동때까지 오랜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통상산업부가 한국전기안전공사에 의뢰한 「비상용 발전설비」실태조사에서도 호텔 병원 고압가스제조 및 저장소 등에 설치된 발전능력 5백㎾이상 발전기 2천8백8대중 1백24대가 비상시 전력을 공급할 수 없는 불량설비로 확인됐다.

특히 아파트의 경우 엘리베이터 등 안전시설가동을 위한 비상전원의 설비기준조차 마련돼 있지않아 건축법상의 비상급수설비기준, 또는 소방법상의 소화전설비기준상의 비상전원설비를 준용하는 등 법체계도 미비한 실정이다. 이에따른 관리부실로 인해 5백㎾이하의 중·소형 발전설비가 설치된 전국의 아파트 중에는 설치만 했을 뿐 쓸모없는 발전기가 1천개가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전 관계자는 『평소 정비가 제대로 안된 자가발전기는 정전때 갑자기 가동하면서 아파트에 화재가 발생할 수도 있다』며 『소방법 의료법 관광진흥법 도시가스사업법 등에 각기 따로 규정돼 있는 비상전원 설치기준을 통합운영하는 법체계의 정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이종재·정진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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