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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맛’을 구경한다/London Soho 음식 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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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맛’을 구경한다/London Soho 음식 투어

입력
1997.04.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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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식료품점 7∼8곳 찾아/재료구입·만드는법 배우기 등3월22일 상오 11시. 화창하게 갠 런던 소호 제라드거리 차이나타운의 식료품점 룬펑슈퍼마켓은 최근 인기를 끌기 시작한 런던 미식여행을 즐기는 여행객들로 붐빈다.

『이건 부추, 연꽃잎, 저건 계피예요. 구겨진 검붉은 종이처럼 보이는 것은 말린 중국 소시지랍니다. 차콰이초우라는 음식을 만드는 소시지죠』 영국인 가이드 제니 린포드의 설명에 스웨덴 여성 관광객이 눈을 반짝이며 들여다 본다.

제니 린포드는 「미식가들의 런던」이라는 책을 쓴 요리 컬럼니스트. 그가 94년에 시작한 「소호 음식 투어」는 런던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물론 영국본토박이들에게도 인기가 있다. 이날 참가자는 한국인 4명 스웨덴인 2명 영국인 1명. 룬펑슈퍼마켓에서 시작한 음식투어는 차이나타운 입구의 붉은 문을 지나 그리스거리에 있는 프랑스식 카페 「메종 베르토」로 이어진다. 이곳은 프랑스식 치즈케익과 빵, 커피가 유명한 곳. 이날은 손님이 꽉차 있어서 위치만 익히고 좀더 북쪽에 있는 주류점 「존 밀로이」로 옮겨간다. 「존 밀로이」는 희귀한 스코틀랜드 위스키를 파는 것으로 유명하다. 여행자들을 반갑게 맞은 주인 독 맥키버가 술의 종류, 도수와 맛을 설명해준다. 한 모금 정도 시음도 하게 해준다. 이 집에서 가장 귀한 술은 50년된 글렌피딕 몰트위스키. 한병에 6,200파운드(한화 927만원 정도)나 하는 이 술을 『한국 관광객들도 가끔 사간다』고 맥키버는 귀띔한다.

소호는 런던 중심가인 옥스포드가와 세프테스버리가 사이 지역명칭. 1시간이면 두루 돌아볼 수 있는 이곳에 전세계의 거의 모든 음식이 다 모여있다. 200년전부터 형성된 차이나타운을 중심으로 중국 일본 태국 프랑스 그리스 이탈리아 스페인 폴란드 아랍 아프리카음식점 등이 있다. 우리나라 음식점도 2곳정도 눈에 띈다.

음식여행 코스는 68년된 커피가게 「안젤루치」, 알제리인 하산이 110년전에 세운 찻집 「알제리안 커피 스토어」로 이어진다. 이탈리아 식료품점 「이 카미사」에선 이탈리아 전통 부활절 케이크인 「콜롬바」를 사려는 사람들이 줄을 서있다. 좁은 시장 골목을 지나 버위크거리에 들어서면 35가지 다양한 소시지로 유명한 「심플리 소시지」가 나온다.

이 음식투어가 찾아가는 음식점·식료품점은 7∼8개정도. 방문지의 명물 음식 만드는 법을 일러주기도 한다. 제니는 『가까이 살면서 잘 모르던 정보를 배웠다며 영국인들도 무척 좋아한다』고 말한다. 런던의 음식 투어는 소호외에 하이드 파크 북쪽 노팅힐게이트지역 음식점을 돌아보는 「노팅힐 &메릴본」도 있다. 한국인 국문영(28)씨는 『우리나라에도 외국인들을 위한 전통음식 투어가 있으면 아주 좋을 것같다』고 참가소감을 털어놓는다.

참가비는 1인당 6파운드(한화 9,000원). 영국정부 관광청 서울사무소(02―723―8266∼8)나 런던(0181―348-7767)으로 연락하면 된다.

◎음식투어 개발 제니 린포드/런던의 다양한 음식문화 알리고 싶어 시작

『음식점에서 일하고 요리에 관한 글을 쓰면서 남들이 잘 모르는 음식점과 식료품점을 많이 알게 되었다. 소호의 차이나타운에 살던 친구에게 음식점 안내를 해주었더니 너무 좋아해서 아예 투어를 시작했다』

「소호 음식 투어」 창안자이자 안내자인 제니 린포드는 요리 전문 프리랜서 작가. 그는 싱가포르인 어머니와 영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코스모폴리탄이다. 어릴적부터 싱가포르 이탈리아 가나 트리니다드 등에서 살아 동서양 음식에 고루 익숙한 것이 요리전문가로서 장점이다.

『대형 슈퍼마켓이 생기면서 오래된 작은 식료품점이 없어지는 것이 안타까웠고 관광객 뿐아니라 런던 시민들도 가까운 소호에 이같이 다양한 음식문화가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어 알리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는 제니는 한국음식에 대해서는 『불고기와 김치 등은 맛있지만 음식 값이 비싼 편』이라고 말한다.

91년 사진작가인 남편 크리스 윈저와 함께 런던의 각국 요리를 소개한 「미식가들의 런던(Food Lovers’ London)」을 냈고 현재 「더 가디언」「더 타임즈」에 음식 기사와 조리법을 기고하고 있다.<런던=노향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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