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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대선직후 별도 대북팀 구성”/김현철씨 대북개입 어떻게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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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대선직후 별도 대북팀 구성”/김현철씨 대북개입 어떻게 했나

입력
1997.03.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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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당국·기업인 등 지원받아/쌀회담땐 통일원 등 배제 의혹/초기엔 미 교포사업가 밀사 파견/월드컵 공동개최관련 개입설도김현철씨는 92년말 대통령선거 직후에 이미 별도의 대북팀을 구성한 것으로 알려 지고 있다.

그러나 이 팀들은 남북관계에 정통한 전문가들 시각에서 보면 경험과 지식이 너무 부족했다는 게 중론이다. 현철씨의 대북사업추진은 사안별로 라인이 바뀌고 원칙이 왔다갔다 하는 등의 미숙한 점이 자주 노출됐으며 이에 따라 남북관계에도 상당한 지장이 초래됐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현철씨의 활동은 93년 김영삼 대통령이 취임하자 관계당국의 지원을 받으며 본격화 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철씨 인맥인 관계당국의 고위간부 외에 실무진이었던 ○씨, 측근들, 그리고 국내 기업인과 교포 사업가들이 현철씨의 대북사업을 도왔다.

대북 밀사로는 문민정부 초기에는 재미 교포사업가 K씨가 주로 활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강산 개발을 추진했던 박경윤 금강산국제무역개발총회사 회장 등 기존의 친북라인들이 있었으나 당시만 해도 K씨는 그다지 부각되지 않아 참신성이 평가됐다. K씨는 사석에서 대북 밀사를 자처하는 등 자기과시를 해 주위를 어리둥절 하게 하기도 했다. 그는 남북경협을 구실로 여러차례 북한을 방문했으나 별다른 성과는 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에 쌀 15만톤을 전달한 95년 중국 베이징(북경) 쌀회담의 진용은 대한투자무역진흥공사의 홍지선 실장, 이석채 경제수석(당시 재경원차관)과 관계당국으로 이어졌다. 베이징 쌀회담도 현철씨가 막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해 성사시켰다는 관측이 유력하다. 베이징 쌀회담은 성사단계에서는 통일원 등 주무당국이 철저히 배제된채 추진됐다. 그러나 쌀지원결정은 지자제 선거를 염두에 두었다는 지적을 받았고 쌀 수송선인 씨 아펙스호 인공기 게양·삼선비너스호 억류, 우성호 피랍 등으로 우여곡절을 겪었다. 그 결과 더이상의 쌀지원은 없었다.

현철씨는 이후에도 당시 고위 당국자를 통해 J기업 간부를 방북시키는 등 대북접촉을 계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96년 들어 현철씨의 대북팀은 정치적 이해를 배경으로 남북간 고위급 접촉을 추진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고위급 접촉은 모든 정치적 이슈를 잠재울 수 있는 엄청난 효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었다. 현철씨는 측근을 내세워 김정일의 매제이자 노동당 조직지도부 1부부장으로 북한의 최고 실세인 장성택과의 접촉을 시도했다. 장성택은 지난해 3·7·9·11월 4차례에 걸쳐 베이징을 다녀간 것으로 알려졌는데 현철씨는 7월과 9월 두차례에 걸쳐 장성택의 측근과 접촉하는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현철씨는 장성택측에게 경제지원을 조건으로 남북 고위급 접촉 주선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는 북한 잠수함침투사건에 따른 우리정부의 대북 강경선회로 무산됐다.

또 최근들어 현철씨의 대북참모 역할을 한 여성 사업가 K씨는 현철씨에게 황장엽의 망명가능성을 보고 했으며 현철씨는 중국방문 중 이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비서의 망명에는 원산 출신의 사업가 L씨가 주도적 역할을 했기 때문에 황비서의 망명을 놓고 정부 최고위층에서도 정보 계선에 혼선이 있었다는 관측도 있다.

현철씨는 이에 앞서 2002년 월드컵의 공동개최를 위한 대북 접촉에도 관여했으며 이때는 문민정부 초기에 등장했던 K씨가 상당한 역할을 했다는 얘기도 있다. 이밖에 북한을 수십차례 방문, 상당한 고급 인맥을 형성한 것으로 알려지 재미사업가 A씨도 현철씨와 직간접적으로 연계됐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김병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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