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말 철강불황속 무리한 사업 확장/적자·이자부담 가중 총부채 2조 넘어재계 순위 26위의 철강전문그룹인 삼미그룹은 업황 오판과 은행빚에 의존한 무리한 사업확장으로 파국을 맞게 됐다.
삼미그룹은 80년대말 철강경기가 좋지 않았는데도 무리한 사업확장을 추진, 89년 캐나다에 2억2천만달러를 투입해 현지법인을 설립한게 결정적인 패착이었다. 뿐만 아니라 90년대초에도 창원공장의 설비능력을 50만톤으로 늘리기 위해 3천억원을 투자, 금융비용이 크게 늘어났다. 이때 투자한 돈은 대부분 은행빚이었다.
삼미특수강 뿐만 아니라 1월에 부도처리된 한보철강과 작년말 부도낸 환영철강 등을 비롯, 국내 철강업계가 잇따라 설비증설에 나서 국내 철강공급이 과잉상태에 이른 것도 삼미특수강의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원인이었다. 더욱이 세계시장에서 스테인리스강판의 공급과잉 등에 따른 철강업계의 불황으로 캐나다공장도 4년연속 적자를 내는 등 판매부진이 계속된데다 막대한 은행빚으로 이자부담이 겹치면서 삼미그룹의 파국은 이미 오래전부터 예고돼 왔다는게 업계의 시각이다.
삼미그룹은 이때문에 6공말인 92년에 이미 부도위기를 맞았으나 당시 재무장관이 직접 나서 단자사의 어음교환을 막아 부도를 모면, 근근히 버텨왔다. 삼미그룹의 주력업체인 삼미특수강의 경우 92년 부도모면후에도 93년 3천5백31억원, 94년 2천4백29억원, 95년 9백20억원, 96년 1천7백73억원의 적자를 내왔다. 적자누적과 이자부담 가중으로 삼미그룹의 금융빚만 작년말 현재 1조8천9백97억원(은행권 1조3천7백60억원, 제2금융권 5천2백37억원)으로 늘어났고 총부채는 2조원을 넘어섰다.
삼미그룹은 이로 인해 지난해 금융비용이 2천6백70억원에 달하는 등 더이상 자체 능력으로 이자를 댈 수 없는 상황을 맞게 됐다. 그러나 삼미그룹은 한보철강 부도로 뜨거운 맛을 본 은행들로부터 자금지원을 받을 수 없게돼 결국 부도를 맞았다.<유승호 기자>유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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