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산 등 장의위서 빠져 권력재편 조짐북한인민무력부장 최광의 사망은 북한의 최고 지도부에 격동이 일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황장엽 비서의 망명과 강성산 정무원 총리의 해임, 최광의 사망 등 당·정·군의 최고 수뇌부들이 잇달아 권력무대에서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광은 고령으로 자연사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통일원과 대북전문가들의 견해다. 최광은 그동안 제대로 걷지 못할만큼 노쇠했다. 이번주초에는 홍콩 증권가에 『북한 고위인사가 심장마비로 가료중』이라는 첩보가 나돌기도 했다.
최광의 사망으로 북한 권부를 지탱해온 사상과 무력의 양대 산맥의 정점이 한꺼번에 바뀌고 있다. 최광의 사망으로 김정일의 권력 승계를 앞두고 북한내에 권력재편과 세대교체, 그리고 이를 위한 대숙청 선풍이 일기 시작했다는 관측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북한 소식통들 사이에서는 김정일이 친정체제 구축을 위해 친위 정변에 가까운 대숙청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최광이 사망, 북한이 예측할 수 없는 급변사태에 들어섰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최광이 지난 69년 김일성의 갑산파 숙청 당시 미온적 태도로 숙청당했던 「전과」가 있고 물러나는 혁명 1세대라는 점이 이같은 견해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북한전문가들은 차기 인민무력부장과 김정일이 내세울 친위세력 및 군부강경파들의 면면에 주목하고 있다. 이들은 혁명 1.5세대 내지 2세대의 전면배치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국가장의위원회 명단에 호위사령관 이을설(77)과 총정치국장 조명록(67), 인민군 총참모장 김영춘(65) 등 원수·차수급이 당정치국 위원보다 앞선 서열 6∼8위로 호명된 것은 이례적인 것으로 군부의 약진을 시사해주고 있다.
차기 인민무력부장으로는 김영춘, 조명록 , 그리고 인민무력부 1부부장 김광진(70) 등이 거론된다. 이중 조명록은 확실한 김정일 사람으로 꼽힌다. 이을설은 건강상태나 세대교체 추세를 감안할 때 가능성이 희박하다.
황장엽도 망명준비중이던 지난해 말 편지를 통해 『97년 7월에 가서는 인사문제를 단행할 것이 예견된다. 그러면 할 일이 없게 된다』며 「개국공신」들의 퇴진을 시사했었다. 그 시기가 황의 망명 등 대내외 여건의 불안으로 앞당겨졌으며 이같은 추세는 최광의 사망으로 더욱 가속화할 것 이라는 분석을 낳고 있다.<김병찬 기자>김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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