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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철씨 조사 주목한다(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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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철씨 조사 주목한다(사설)

입력
1997.02.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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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 대통령 차남 김현철씨가 국민회의 정동영 대변인 등 6명을 상대로 제소한 명예훼손 사건 고소인 조사 형식으로 김씨에 대한 검찰 조사가 시작됐다. 이 사건은 김씨가 당진제철소를 비밀리에 방문한 일이 있다는 등의 야당측 주장이 명예훼손이 되는지 여부를 가리는 사건이므로 한보사건 수사와 직접적인 관계는 없다. 그러나 검찰은 19일의 수사결과 발표이후에도 김씨 관련의혹이 점점 불어나기만 하자 명예훼손 혐의 뿐 아니라, 김씨의 한보 특혜대출 관련설 등 세간의 갖가지 의혹들에 대해서도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다짐했다. 조사 첫날 정보근 회장 4형제를 불러 조사한 것도 그런 다짐을 증명하려는 것으로 보인다.우리는 수사가 끝났는데도 의혹이 갈수록 증폭되는 이 기현상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고소사건을 한보사건 수사팀인 대검 중수부가 맡아서는 안된다고 젊은 검사들이 반발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반발 이유는 지검 형사부가 맡을 성격의 고소사건을 정책적 기획수사 부서인 대검 중수부가 맡아 해명성 수사에 동원되기 싫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게다가 고소장 제출시기가 몇차례나 번복됐고, 검찰 출석에 앞서 고소인측이 「피의자처럼 불려나가는 인상으로 비쳐져서는 곤란하다」고 말해 조사의 결말이 이미 정해져 있는듯한 상황이었다. 야당들도 이번 수사를 「축소·은폐수사」라는 말로는 부족하다는 듯 공작수사 각본수사 방어수사 등 온갖 관형사를 동원해 비난하고 있다.

수사종결후 시중에는 새로운 소문과 설들이 무성하다. 야당에서는 92년부터 6차례 발행된 한보철강 전환사채의 상당액이 김씨 소유라는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그 뿐 아니라 20일 국회 대표연설을 통해 야당은 김씨의 정치간여설, 정부 인사 개입설, 이권 개입설 등의 해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김씨가 한보철강 장비도입때 수천억원의 커미션을 받았다는 설이 있다고까지 주장하고 있다. 「말은 보태고 떡은 뗀다」는 속담처럼 이런 소문들은 김씨의 저서 1만권이 한보창고에서 나온 사실과 맞물려 더욱 황당한 소문들로 확대 재생산된다.

소문들의 근저에는 뿌리 깊은 불신과 의심이 깔려있다. 「소통령」 「젊은 부통령」 등으로 호칭되는 김씨의 힘이 국정의 깊은 곳까지 미치고 있다고 믿고 싶어하는 민심을 보여주는 이런 소문의 바닥에는 군사독재 시대에 횡행하던 소문들이 나중에 보니 대개 사실이더라는 경험칙이 깔려 있어 더욱 그럴듯하게 포장된다. 김씨는 그동안 한보 정회장과는 대학동창회 모임에서 지나치며 잠깐 인사를 나눈 정도라고 말해왔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출처불명의 소문들이 이렇게 무성할 이유가 없다. 그야말로 유언비어라 할 소문을 만들어 퍼뜨리는 사람도 붙잡아 처벌해야 한다.

검찰은 정서의 공황시대를 초래하는 이 소문들을 뿌리뽑아 민심을 안정시켜 주기를 또 한번 기대한다. 시중의 예단처럼 이번 조사도 「해명성」으로 끝날 경우 초래될 후유증에 대해서도 깊은 성찰이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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