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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환율 오르면 채산성 향상” 옛말/수출업계 더 심한 몸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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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환율 오르면 채산성 향상” 옛말/수출업계 더 심한 몸살

입력
1996.07.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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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따라 「뒷북치기 상승」 약효없어/바이어들 가격인하 요구만 잇달아수출업계가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상승으로 엉뚱한 몸살을 앓고 있다. 환율이 오르면 반겨야 할텐데 사정은 전혀 다르다. 환율이 뒤늦게라도 올라주어 환차손이 줄어들어 좋지만 일본 엔화환율이 크게 오른 뒤에 뒷북치기식으로 원화환율이 상승, 시장쟁탈전에서의 실기를 만회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또 원화환율이 단기간 갑자기 큰 폭으로 상승, 환율이 오른만큼 수출가격을 내리라는 요구가 많아졌다.

수출업계 관계자는 14일 『일부 바이어들은 원화의 환율이 올라가 채산성이 나아지고 있으니 환율상승분만큼 얻는 이익을 나눠갖고 엔저로 가격을 낮추고 있는 일본기업과 경쟁하기 위해 수출가격을 인하하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수출가격 인하요구는 주로 자동차 철강 기계 화학제품 등의 분야에서 많다고 밝혔다.

환율인상으로 수입부담만 늘어나고 바이어로부터 가격인하요구에 시달려 원화의 환율이 올라가면 수출경쟁력이 살아난다는 말은 옛말이 되고 있는 것이다. 과거에는 환율이 올라가면 수출채산성이 환율상승폭만큼 개선됐지만 지금은 환차손을 줄이는 효과는 있을지라도 수출을 회복시키는 효과는 기대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우리나라와 일본의 환율상승으로 가장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는 곳은 자동차업계. 현대자동차는 최근 동남아지역 일부 바이어들로부터 『현재의 가격수준으로는 경쟁이 어려워 판매목표를 줄일 수밖에 없다』는 통보와 함께 수출가격을 내리도록 요구받고 있다. 엑센트나 아반떼의 경쟁상품인 일본의 시티 터셀등의 가격은 지난해에 비해 최고 20%까지 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일본제품과 경쟁해온 기계업체는 굴삭기 휠로더등의 수출가격을 대폭 낮추라는 요구를 받고 있으며 정밀화학이나 철강업체들도 현재의 가격을 낮추지 않고는 경쟁할 수 없는 상태다. 특히 BOPP필름의 경우 연초 톤당 2천1백달러에서 1천9백달러수준으로 가격을 낮췄으나 중국 동남아 등 주력시장에서 추가 가격인하가 불가피한 상태다.

조선업계도 사정이 비슷하다. 엔저로 힘을 얻은 일본 조선업계의 저가공세로 국내 선박제조업체들은 국제입찰에서 번번이 일본에 밀리고 있다.

가격경쟁력에서는 이미 중국등에 처져 품질로 경쟁하고 있는 섬유 봉제업체들까지 바이어들의 가격인하요구에 시달리는등 원화와 엔화의 본격적인 환율상승 이후 가격인하 요구에 시달리고 있는 국내 업계는 업종구분이 거의 없는 상태다.

업계 관계자들은 『원화환율이 상승됐다 해도 장기계약분에서는 전혀 득을 보지 못하고 있으며 원자재 수입과 외채상환부담이 늘어나고 가격인하요구에나 시달리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엔저가 중지하지 않는한 환율상승에 따른 수출경쟁력 회복은 요원하다』고 말했다.<이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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