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협전망 불투명… 강경론 대두/개원후 며칠간 야등원 기다릴듯신한국당이 1일 15대 국회의 법정 개원일인 5일의 개원식을 위한 집회요구서를 제출함에 따라 여당의 단독 국회강행 여부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신한국당은 그동안 국회법 준수를 강조해왔다. 집회요구서 제출도 이를 위한 수순으로 볼 수있다. 더욱이 쟁점사안에 대한 여야간 조기 타협전망도 극히 불투명하다. 이에따라 신한국당에는 단독개원이 불가피하지 않느냐는 강경론이 적지않다.
단독국회는 야당이 불참한 가운데 열리는 개원식과 의장단 선출, 그리고 상임위구성및 상임위원장단 선출을 의미한다. 국회법상 의장단은 개원식 당일에 선출토록 규정하고 있다. 이어 개원식후 3일이내 상임위원장단 선출을 완료, 원구성을 마무리하도록 돼있다.
따라서 당장의 관심사는 과연 신한국당이 5일 단독 개원식에 이어 국회의장과 여당몫 부의장의 선출을 강행할지 여부이다. 만약 신한국당이 이를 불사한다면 야당의 강한 반발을 야기, 경색정국이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헌정사상 여당 단독으로 의장을 선출한 경우는 이른바 「백두진파동」을 겪은 10대 개원국회 한차례뿐이다.
그러나 실제로 이런 상황이 현실화할 것으로 보는 견해는 아직은 많지 않은 편이다. 무엇보다 이에따른 정치적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대치정국의 장기화는 가을 정기국회 운영에도 차질을 가져올 개연성이 크다. 이는 정기국회를 통한 민생개혁 추진에 비중을 두고 있는 여권핵심부의 집권후반기 정국운영구도상 절대 바람직한 상황이 아니다.
이와 함께 월드컵 공동개최에 대한 국민적 지지분위기로 인해 야당이 투쟁명분을 점차 상실해가고 있는 마당에 굳이 야당을 자극, 다시 강경투쟁의 빌미를 줄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강하다. 당분간 야당의 태도를 관망하면서 힘이 빠진 야당의 자발적 등원여건을 조성해주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절차적으로도 의장단선출 단독강행이 상당한 위험부담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도 신한국당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의장은 재적의원 과반수의 찬성을 얻어야하지만 소속의원수가 과반수보다 1명이 많은 1백51명인 신한국당으로서는 이를 장담키 어려운 입장이다. 무소속의 협조를 얻는다해도 반대·무효표가 5∼6표만 넘어도 과반확보에 실패, 2차 결선투표를 실시해야 한다.
신한국당이 이같은 체면손상을 예상하면서까지 의장선출을 강행해야 할 정도로 절박한 처지에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에따라 신한국당은 5일 의원전원이 본회의장에는 출석, 준법의지를 보이되 국회는 열지 않고 며칠간 공전시킨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관련, 한 고위당직자는 『상임위구성 시한인 7일까지는 야당의 등원을 기다려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그 이후에도 야당의 태도에 변화가 없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나름대로 명분을 축적했다고 판단한 신한국당이 밀어붙일 가능성을 배제할수 없다. 이를 가름할 첫번째 분수령은 8일로 예정된 야당의 대구집회 개최여부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유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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