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처리 성공땐 쾌적한 대기 가공 가능지구와 비슷한 환경을 조성, 인간의 생존가능성 여부를 연구하다 실패로 끝났던 「바이오스피어(Biosphere,생명권)II」가 지구온난화의 원인을 규명하는 계획으로 탈바꿈했다.
미국 애리조나주 오라클시의 황량한 사막 한가운데는 철골과 유리로 된 거대한 인공돔이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이는 텍사스 석유재벌 에드 베이스가 1억5,000만달러(1,200억여원)를 들여 91년 9월 3,900평에 바다 열대우림 초원 사막은 물론 각종 동식물 등 지구생태계(생명권I)의 모든 것을 담아 만든 「미니지구」인 셈이다.
이 현대판 노아의 방주가 올초 컬럼비아대가 운영을 맡으면서 다시 과학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바이오스피어II 운영위원회(위원장 앨런 월튼)는 지구와 유사한 통제된 조건 하에서 이산화탄소 등 지구 온난화를 유발하는 온실가스의 발생·순환과정을 연구한다는 계획을 추진중이다.
이를 위해 현재 기술요원 10명이 기존 시설을 개·보수하고 있다. 월튼 위원장은 『이곳에 진짜 연구소가 생길 것』이라며 『교수들과 박사과정생을 초청, 온실가스 연구를 맡길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5년간 운영경비의 대부분은 베이스가 지원하기로 했다.
사실 이 거대한 온실은 컬럼비아대가 나서기 전만 해도 존폐의 기로에 서 있었다. 돔을 건설한 환경업체 스페이스 바이오스피어 벤처사는 당초 여기에 남녀 연구원 4쌍을 투입, 외부와 일체 격리한 채 2년간 생존실험을 실시하려 했다.
이 과정에서 얻어지는 각종 지식을 지구 환경보호나 달 우주기지 설계에 필요한 기초자료로 활용하겠다는 의도였다.
그러나 이 의욕적인 실험은 실시 2년만인 94년 9월 완전한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당초 계획은 태양광과 전기만 외부에서 공급하고 물 공기 식량 등을 자급자족하는 것이었으나 몇주만에 온실내 이산화탄소 수치가 외부의 6배까지 치솟았기 때문이다. 외부에서 공기를 끌어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 실험의 전제가 깨진 것이다.
그 이후 바이오스피어II는 관광객들의 단순한 볼거리로 전락하고 말았다.
전문가들은 이번 온실가스 실험이 성공하면 미래의 대기를 인간생존에 알맞게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원 베른트 차벨은 『우리는 여기서 2020년에 지상을 지배하게 될 대기를 갖게 된다』고 말한다.
실험의 핵심은 현재 수리중인 높이 28의 중앙관제센터. 관제센터는 이 소지구내의 기후변화 상황을 수시로 컴퓨터에 기록한다. 그러다가 이산화탄소 함량이 700PPM이 되면 온실 내의 각종 조건을 자동으로 변화시켜 수치가 더 이상 오르지 않도록 한다.
2020년쯤 실제 대기중에서 일어날 현실을 가정한 것이다. 수치를 끌어내릴 방법을 찾지 못하면 인류의 생존은 기약할 수 없게 될 지 모른다.<이광일 기자>이광일>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