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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대선자금 공개할까 안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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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대선자금 공개할까 안 할까

입력
1996.0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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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종씨 “공개 약속” 언급에 지도부 회의적/“김대통령 멍에벗기 승부수 가능성” 관측도여권내에 대선자금 문제가 다시 고개를 들고있다. 한동안 대선자금 공개여부는 여권내에서는 금기로 통했고 지금도 실세들조차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는 난제중의 난제다. 청와대가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상황에서 이 문제가 다시 불거진데는 박찬종전의원의 언급이 한몫을 했다.

박전의원은 지난 주말 부산에서 『입당때 대선자금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건의했고 김대통령이 「단계적으로 들어주겠다」고 약속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회창전총리도 공개적으로 의견을 밝히고 있지는 않지만 공개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이유로 여권내에는 『김대통령이 극적으로 대선자금을 공개, 또 다른 차원의 바람몰이를 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그럴듯하게 퍼지고 있다.

그러나 그 전후사정에 어느정도 접근하는 실세들일수록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아울러 이들은 대선자금의 범위를 노태우씨 탈당이후 지원한 자금으로 국한하고 있다. 대선기간중 소요된 전체자금으로 논란을 확대할 경우 걷잡을 수 없는 풍파가 올 수 있다고 보기때문이다. 대선자금을「노씨 탈당이후 지원자금」으로 국한해도, 공개불가입장이 현재까지는 대세를 이루고 있다.

김윤환대표가 한 언론사와의 회견에서 『밝히고 싶어도 밝힐 근거가 없다』고 말한 대목이 부정적 시각의 단적인 예이다. 여권 핵심인사들이 『노씨 탈당이후에는 지원받은 게 없다』고 주장하는 것도 김대표의 언급과 같은 맥락이다.여권핵심인사들은 다만 『외곽이나 실무라인에서 노씨 자금이 흘러들어갔을 수도 있다. 그랬다해도 미미한 액수일 뿐』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 대목에서 『노씨가 탈당이후 간접지원한 자금이 있다면, 여권이 밝혀야 한다』는 문제제기가 있을 수 있다. 이에대해 여권핵심부도 『간접적으로 지원된 자금을 취합해 공개할 수 있다. 하지만 노씨가 공개하지 않는 이상 여권의 석명을 야권이 수용하겠느냐』고 반문하고 있다. 즉 여권이 아무리 성의껏 공개해도 야권이 물고늘어진다면, 차라리 공개하지 않으면서 비판을 받는게 낫다는 논리이다.

따라서 여권핵심부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공개불가에서 별로 달라지지 않고있다. 그러나 김대통령의 스타일로 볼 때 여권이 적정한 시점에 대선자금의 포괄적인 내용을 밝히면서 그 멍에를 벗어던지는 승부수를 띄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 같다.<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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