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부도가 날 때마다 은행들이 혼쭐이 난다. 이번 (주)삼익의 부도로 서울은행(8백88억원)을 비롯해서 주택, 평화, 산업, 한일, 보람등 13개은행의 2천7백억원 대출의 상환이 불투명하게 됐다. ◆올해들어서 유원건설, 덕산그룹, 충북투자금융등 크고 작은 부도 및 금융사고가 심심치 않게 일어났다. 최근들어 대형 부도는 건설업체에 집중되고 있어 건설업의 불황을 반영하고 있는데 경기반전의 기미가 나타나지 않고 있어 은행은 불안하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 은행들은 미·일·유럽연합(EU)등 선진국들의 은행에 비하면 극히 취약하다. 규모뿐 아니라 경영능력에서도 낙후돼 있다. ◆세계적인 금융전문지 「더 뱅커」지(94년)에 따르면 국내은행중 자산규모가 제일 큰 한국외환은행이 세계1천대은행중 1백69위에 불과하고 14개시중은행의 자산을 다 합쳐도 세계28위 은행보다 밑돈다. 또한 우리 5대 시중은행의 평균자본금은 일본 5대은행의 10분의1, 미국의 5분의1에 불과하다. 규모의 격차는 미국과 일본은행들의 통합붐으로 더욱 벌어지게 돼 있다. ◆우리 은행들과 정부는 이제 흡수·합병(M&A)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할 때가 왔다. 정부는 금융기관 합병에 따른 부동산매각양도소득세 50%감면을 비롯하여 법인세·등록세·취득세등 기타 각종 세금의 감면등 세제상대비를 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세제개편은 지엽적이라 할 수 있다. ◆오는 97년이면 금융시장이 완전 개방된다. 흡수·통합에 의한 규모의 확대를 효율적으로 하자면 잉여인력을 정리·해고할 수 있어야 하는데 우리의 여건상 이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것이 걸림돌이다. 그보다는 경영자율화, 인사자율화등 자율경영체제를 강화, 책임경영을 실현시키는 것이 우선과제가 아닌가 한다. 그것이 부도를 줄이는 지름길도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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