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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아일랜드 디자인연 통념깬 디자인으로 유럽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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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아일랜드 디자인연 통념깬 디자인으로 유럽 공략

입력
1995.10.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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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로 만든 TV·벽걸이형 오디오등 공전의 히트/국가별 소비자취향 반영·아이디어 수집등 총력/“현지화·차별화로 가전제품에 새옷을 입힌다”아일랜드의 수도 더블린에서 북구 특유의 안개를 헤치고 남쪽으로 30여분 달리면 온통 숲으로 뒤덮인 비즈니스파크에 닿는다. 최근 세계 유수의 전자업체들이 유럽공략의 전초기지를 세우면서 유럽의 오지 아일랜드를 전자의 새로운 중심으로 끌어올린 곳이다.

아름드리 갈참나무들 사이로 미국과 일본의 유명 전자업체들이 빼곡이 들어선 가운데 눈에 익은 LG의 로고도 한 귀퉁이를 차지하고 있다. LG전자가 91년 현지화전략의 일환으로 세운 디자인법인이다. 세계 컴퓨터업계를 주름잡는 빌 게이츠가 며칠전 다녀갔다는 마이크로 소프트사의 유럽총괄본부건물이 바로 뒤편에 자리잡고있다.

건평 3백평규모의 자그마한 3층건물에 불과하지만 디자인 법인의 역할은 간단치않다. 이미 정체상태에 들어간 유럽가전시장 돌파를 위한 LG의 필승전략의 단초들이 마련되는 현장이기 때문이다. 아일랜드법인의 위력은 건물안으로 들어서면서 실감한다. 컬러TV 냉장고 하이파이전축 전자레인지 팩시밀리는 물론, 가전제품에 부착되는 로고까지 부문별로 다양한 디자인의 세계가 펼쳐진다. 우선 소니 파나소닉 필립스등 정상을 달리는 인기제품들의 디자인특성이 비교 분석되고 이를 통해 추출된 소비자의 취향을 세분화하거나 극대화하면서 기존제품과는 차별화한 새로운 디자인개념들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재활용을 위해 나무로 만든 TV, 신세대고객을 위해 색동옷을 입힌 TV, 둥근 막대기형태의 리모컨, 물결무늬처리를 한 전자레인지등 통념을 뛰어넘은 이색제품들이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다. 첨단을 달리는 패션쇼와 자동차쇼에서 감각을 수렴하고 가전제품 포장완충제로 팝콘을 넣는 현지의 참신한 아이디어들을 수집하는 활동도 디자인법인의 몫이다.

국내가전업계에서는 처음으로 시도된 해외 디자인법인으로 LG의 아일랜드법인은 그동안의 실적들로 상당한 성가를 쌓아왔다. 벽에 걸 수 있는 깜찍한 디자인의 벽걸이 오디오(제품명 피니트)는 국내 디자인전에서 대통령상을 받았고 현지에서는 판매개시전 이미 2만대의 주문을 받을 만큼 관심을 끌고 있다. 또 환경을 중시하는 유럽인들의 정서를 고려, 외장을 목재로 사용한 소형컬러 TV(제품명 아쿠아)는 올해초부터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고 있다.

『현지화는 디자인에서 시작합니다. 나라별 소비자들의 취향과 생활문화가 반영된 제품만이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지난 3월 부임한 심재진 법인장은 머나먼 외국에 디자인법인을 세운 이유를 설명했다. 심법인장은 디자인개발을 위한 법인이라면 프랑스나 이탈리아등 디자인강국이나 독일 영국 같은 큰 시장에 있어야 하는데 왜 유럽의 한 구석인 아일랜드에 설립했느냐는 질문에 대해 『객관적인 시각을 유지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개성이 서로 다른 유럽 각국의 취향을 모두 만족시키려면 같은 유럽이면서도 개성이 상대적으로 강하지않은 지역을 택해야한다는 얘기다. 물론 대졸인력비중이 30%가 넘는 풍부한 인적자원도 아일랜드를 택한 이유다. 영국 가전공장 준공에 맞추어 본격화한 LG의 유럽공략에 디자인법인이 아주 중요한 자리에 있음은 두말할 나위없어 보인다.<이재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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