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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도리 했을 뿐인데…”/어버이날 국민훈장 수상 안립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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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도리 했을 뿐인데…”/어버이날 국민훈장 수상 안립씨

입력
1995.05.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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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풍 노모 대소변수발 8년/두아들도 본받아 “효자가족”제23회 어버이날인 8일 국민훈장 석류장을 받는 보건복지부 전노인복지과장 안립(60·서울 서초구 방배동)씨는 반신불수의 8순노모를 극진하게 봉양하는 소문난 효자다. 20여년 전부터 앓아온 당뇨병이 악화돼 집에서 3개월째 요양중인 그는 수상소식을 듣고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한 것 뿐인데 훈장을 받다니 쑥스럽기만 하다』며 계면쩍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6남매의 맏이인 그는 87년 고향인 충북 음성에서 농사일을 거들던 어머니가 중풍으로 쓰러졌다는 연락을 받고 큰 충격을 받았다. 부인(강영희·50)과 함께 고향으로 달려간 그는 바로 노모를 서울로 모셔왔다.

그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어머니의 손발을 닦아주고 마비된 하반신을 주물렀다. 식사수발은 물론 대소변을 받아내는 일도 서슴지 않았다. 전국 각지의 「용하다」는 병원이나 한의원에는 만사를 제쳐놓고 달려갔다.

두 아들 성진(24) 태진(23)군도 할머니의 손발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주위사람들이 「효자가족」이라고 칭송할 때마다 그는 『자식의 도리를 다할 뿐』이라고 웃어넘긴다.

『동생도 어머님을 누구보다 잘 모십니다. 그런데 왠지 어머님을 떠넘긴 것같아서…』

당뇨를 앓는 몸으로 어머니 병수발에 지친 그는 지난 2월 몸져누워 1개월가량 병원신세를 져야했다. 병원을 나와 집수리를 하느라 동생집에 보낸 어머니를 다시 모셔오지 못하고 있는 터에 수상소식이 날아들었다. 어버이날을 하루 앞둔 7일 그는 불편한 몸을 이끌고 어머니를 찾아뵈었다. 몇시간동안 노모의 다리를 주무르며 용서를 빌고나니 마음이 좀 가벼워졌다.

그는 우라나라 노인복지 입법에도 큰 공을 세웠다. 93년 노인복지과장으로 자리를 옮긴 그는 척박한 우리나라 노인복지사업의 기초를 다지고 넓히는 견인차역할을 결심, 2년동안 관련법개정과 지침 마련에 앞장서왔다.

안씨는 『국가발전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인 노인세대들이 냉대받는 현실이 너무 안타깝다』며 『성장위주의 경제정책에 가려 뒷전으로 밀려난 노인복지분야에 지금이라도 투자와 관심을 쏟아야한다』고 강조했다.<김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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