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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르비아 제재해제 동의해선 안된다(세계의 조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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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르비아 제재해제 동의해선 안된다(세계의 조류)

입력
1995.03.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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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칸반도의 모든 주민들의 손에는 피가 묻어 있다. 그러나 최근 공개된 미중앙정보국(CIA)의 비밀보고서에 의하면 최소한 인종청소의 90%가 세르비아인들에 의해 자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르비아인들이 다른 민족들보다 90% 더 피에 굶주려 있단 말인가. 아니다. CIA보고서는 보스니아의 세르비아계와 세르비아공 지도부가 이민족에 대한 학살행위를 조직적·계획적으로 주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주민들조차도 자신들의 의식밑에 잠복해 있던 이민족에 대한 증오심을 세르비아 지도부가 일깨우고 터뜨리도록 조작해 온 사실을 알면 경악할 것이다.

 CIA보고서는 바로 이점을 경계하고 있다. 미국은 슬로보단 밀로세비치 세르비아공대통령이 보스니아 평화정착에 협조적이길 기대하며 세르비아에 대한 유엔의 경제제재를 해제하려는 영국과 프랑스안을 우려하고 있다. 선동의 명수인 그가 어떻게 하루아침에 평화를 주창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미행정부는 밀로세비치를 달래는 쪽으로 나가고 있는 듯하다. 그를 침략자로 규정했었던 행정부가「모든 주민들의 손에 피가 묻어 있다」는 쪽으로, 결국 인종청소는 모두의 책임이라는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다.

 밀로세비치는 최근 보스니아를 승인하면 세르비아에 대한 제재를 풀어주겠다는 서방의 제안도 거부했다. 승인의 전제로 먼저 제제를 풀 것을 요구하고 있다.

 CIA보고서는 그의 오만한 태도에도 불구하고 서방이 과거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먼저 손을 들지도 모른다는 우려에서 공개된 것이다.

 영국과 프랑스가 어느 쪽을 선택하든 미국은 제재안해제에 동의해선 안된다.

 명백한 과거행적과 모순되는 다시말해 그가 평화의 길로 나설 것이라는「그릇된 신화」에 집착하며 전쟁주범에게 굴복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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