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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행국회의 마무리(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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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행국회의 마무리(사설)

입력
1994.12.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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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써 1백일 회기의 정기국회가 폐막된다. 그 동안 국회는 무얼했는가. 다같이 그 동안의 의정을 결산해야할 시점이다. 돌이켜보면 이번 국회 역시 만족할만하다고 자부할 정도는 아닌것 같다. 전반적으로 여야간의 정쟁에 휘말려 국회의 본래 기능과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

 장기 공전, 야당의 장외투쟁, 여당의 예산안 변칙처리등 과거의 파행 악습이 되살아나 국민에게 실망을 안겨주었다. 여야가 모두 반성해야할 구태였다. 의원들 각자가 뼈저리게 느껴야할 수치스런 국회였다. 우리국회의 수준은 항상 이정도밖에 안되는가. 우리 선량들의 정치 실력은 이것이 고작인가.

 세계화란 구호앞에 우리의 정치수준은 너무 한심하고 부끄럽다. 각정당과 정치인들은 정말 참회하는 마음을 갖지 않으면 안될것 같다. 앞으로도 계속 이런식으로 나간다면 정치하는 집단이 국가발전을 가로막는 공적으로 지목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앞으로 국회에서는 정말이지 공전이니 파행이니 하는 말들이 나오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러한 국회는 누구에게도 도움이 안된다. 여당이나 야당은 물론이고 국민 모두에게 손해만 끼칠뿐이다. 여야간의 강경대립은 정치혐오증만 불러일으키게 마련이다.

 국회에 쌓이고 쌓인 수백건의 안건들은 졸속심의에 무더기로 처리되기 일쑤다. 막판의 소나기식 처리때문에 의원들조차 무슨 법안이 통과되었는지 모를 지경이다. 법정회기안에 주어진 시간들을 허송한 나머지 막판에 가서야 시간에 쫓겨 모든것을 한꺼번에 후닥닥 해치워버리는 것은 너무나 무성의한 노릇이다.

 이번 국회에서는 드디어 정기국회 회기가 끝나는 다음날부터 임시국회를 소집하는 진풍경까지 연출하고 있다. 그나마도 다행이라고 안도의 숨을 내쉬는 사람들이 많지만 따지고 보면 여간 딱한 국회가 아니다.

 이번국회는 초반에는 잘 나가는것 같았다. 국정감사시에는 모든 의원들이 열심히 한다고 박수까지 받았던 것이다. 그뒤부터는 12·12관련자 불기소문제에 대한 야당의 강경일변도 투쟁으로오랫동안 표류하다가 종반에 가서야 여론의 눈총에 못이겨 합의 폐막을 맞게 된 것이다. 유종의 미라고 까지야 할 수 없지만 불행중 다행인 것만은 틀림없다. 16일 본회의에서 세계무역기구(WTO)가입 비준안이 통과됨으로써 큰 고비를 하나 넘긴 셈이다.

 내주의 임시국회 연장전에서는 정부조직법개정안 처리라는 또 하나의 고비를 넘어야 한다. 국회가 정당이나 정치인을 위한 정치가 아니라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한다면 그 마지막 고비도 수월하게 극복해 정부조직개편을 마무리짓게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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