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루과이라운드(UR)때문에 농림수산부장관이 또 옷을 벗었다. UR이후의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입각했던 김량배전농림수산부장관은 『이제 농정에 대한 방향을 정립했다』고 취임 1백일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밝힌지 나흘만에 옷을 벗었다. 이에앞서 신농정으로 UR이후의 농업문제를 해결하겠다던 허신행전농림수산부장관도 지난해말 취임10개월만에 물러났었다.
UR는 6공때도 장관을 물러나게 했었다. 90년말 브뤼셀 UR각료회의에 한국대표로 참가했던 박필수전상공부장관이 피해자다. 각료회담후 「한국측이 각료회의에서 미국의 제안에 앞장서서 반대하는 바람에 UR협상이 결렬됐다」며 미국이 강하게 비난하고 나선데다 통상압력까지 노골화하자 6공정부는 박전장관을 물러나게 했다. 이들 장관들은 UR와 관련돼 「대국민 무마용」으로 물러났다고 여기는 공직자들이 적지 않다.
물론 UR의 전과정을 한관문씩 통과할때 농림수산부장관은 물론 UR관련부처의 장관들이 UR에 관한 일처리를 잘못한것으로 밝혀지면 장관직에서 물러나는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이같은 장관인사만으로 UR를 헤쳐나갈 수 있는것은 아니다. 정치적 논리만으로 UR에 관련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빠른 시일내 후속대책을 세우고 그 대책을 어떻게 추진해야 하는가가 중요하다. 또 우리 앞길에는 국회비준 시장개방등 UR의 절차를 밟을때마다 문제가 불거져나올 가능성이 높아 정부가 인사만으로 위기를 해결하려 한다면 앞으로 얼마나 많은 장관이 옷을 벗을지 알 수 없다.
「UR라는 원죄」를 안고 6일 취임할 최인기농림수산부장관이 UR대책마련과 국회비준통과라는 양대과제를 어떻게 풀고 UR로 옷을 벗지 않는 장관이 될지 궁금하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