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번역모임 구성 “좋은책만들기 일념”/책평가회·동화작가초청 수강도 서울서대문구대신동91 이화여대 후문 근처에는 「초방」이라는 작은 서점이 있다. 동화책과 그림책등 각종 어린이서적과 아이들을 위한 간단한 놀이기구도 갖추고 있는 어린이책방이다.
바로 이 책방의 지하실에 「초방공간」이란 조그마한 방이 있다. 그림책전시회등 각종 행사가 열리는 이곳은 아이들에게 좋은 그림책을 읽히고 직접 만들어주기 위해 엄마들이 모여서 만든 「그림책연구회」라는 주부모임의 연구장소이기도 하다.
그림책연구회는 올 1월에 만들어졌다. 초방을 운영하고 있는 신경숙씨(33)가 초방을 드나들던 주부들을 중심으로 그림책을 연구하는 모임을 만들었다.
연구회는 먼저 「좋은 그림책」에 대한 연구부터 시작했다. 아이들에게 잠재해있는 감수성과 상상력을 일깨워주기에 적합한 그림책을 교재로 선정해 일주일에 한번씩 초방공간에서 만나 이에 대한 평가작업을 벌여왔다.
「좋은 그림책」은 미국이나 독일 일본등에서 만든 외국그림책들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신씨가 이탈리아의 볼로냐에서 열리는 세계아동도서전에 91년부터 매년 참가해오면서 수집한 책들이다.
신씨는 『문학적으로나 미술적으로 가치있는 그림책들은 어린이들에게 자연의 조화로움을 알려주고 예술적 소양을 얻게해줄뿐만 아니라 무엇보다도 정직과 진실·사랑등 평생을 두고 마음속에 간직하고 살아야할 「가치」를 깨우쳐준다』고 강조했다. 좋은 그림책은 아이들뿐만 아니라 그 그림책을 읽어주는 부모에게도 똑같은 감동과 즐거움을 준다고 덧붙였다. 신씨는 『자기 아이를 누구보다도 맑고 순수하게 키우고 싶어하는 우리들곁에는 불행하게도 그런 좋은 그림책들이 너무 적다』고 안타까워했다.
연구회는 한달에 한번씩 좋은 그림책을 만들기위해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는 동화작가나 일러스트레이터 출판관계자들을 초빙해 강의도 듣고 그림책에 대한 이야기도 나눠왔다.
그림책연구회는 직접 그림책을 만들기로 하고 9월에 각각 8명의 주부로 창작모임과 번역모임을 구성했다. 창작모임에서는 엄마들 스스로 아이들의 그림책을 만들고 번역모임은 외국의 좋은 그림책을 계속 연구하기위해 우리글로 번역하는 작업을 벌여오고 있다.
창작모임은 요즘 엄마들이 만든 첫번째 그림책작품을 만들기위해 여념이 없다. 운동화그림 위에 실제 운동화끈을 만들어넣어 그림책을 통해 운동화끈을 매는 방법을 배우게 하거나 천위에 장갑을 붙여 아이들에게 손가락으로 나이를 말하는 방법을 배우게 하는등 반짝이는 아이디어들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직접 아이들을 키우면서 겪었던 고민과 경험들이 아이들의 그림책을 만드는데 가장 큰 힘이 되고 있다』는 창작모임의 팀장 김혜환씨(35)는 『우리의 말과 우리의 색깔로 우리의 이야기를 전해주는 그림책을 엄마들 손으로 꼭 만들어보고 싶다』고 말했다.【김병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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