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법제정 등 투자환경 정비/91년 지정… 교통·제조업중심지 개발구상/최근 행정구역 통합… 대도시 건설계획도 문이 꼭꼭 닫힌 것같은 북한에서도 느리지만 착실하게 개방을 위한 준비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곳이 있다.
한반도의 가장 북쪽에 위치하면서 동쪽끝이기도 한 두만강 하구 나진선봉자유경제무역지대는 북한이 2천년대 개방경제의 핵심지역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황금 삼각주」다.
북한은 지난달 27일 최고인민회의 상설결정으로 토지임대법을 채택, 외국기업에 최대 50년간 토지임차 및 이용을 허용하는등 지난해부터 외국인기업법, 외국인투자법, 외국인세금법과 지난 1월의 자유경제무역지대법등 이곳에 해외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법체계정비를 진행시켜 왔다. 북한핵문제를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에도 7일 황정남 대외경제협력추진위 국장을 비롯한 3명의 북한관계자가 UNDP(유엔개발계획)주관의 두만강개발계획 제2차 산업자원분야 워크숍에 참석키 위해 서울에 왔다.
북한은 91년12월28일 정무원결정 제74호로 나진시와 선봉군일대 6백21㎢를 「자유경제무역지대」로 선포하고 나진항, 선봉항및 인접한 청진항을 자유무역항으로 결정했다. 이 지역내에서의 합작·합영및 외국기업의 활동을 보장하고 세제혜택을 부여하는 중국 경제특구식의 한정개방방침을 채택한 것이다(해외투자 유치를 위한 각종법안 채택에도 불구하고 한국국적의 기업인들은 혜택을 받지 못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중국경제특구가 해안에서 내륙으로 시장경제가 확산되는 것을 전제로 한것이라면 북한의 자유경제무역지대는 반대로 개방의 여파를 변경지역에 국한시키려는 측면이 더 강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대도시 청진의 개방을 항구에 국한시킨 것도 이 때문이다.
이 지대에는 나진시의 13개동과 1개리, 선봉군의 7개리, 2개노동자구와 1개읍이 포함돼 있는데 최근 나진선봉시라는 이름으로 한개 행정구역으로 통합됐다는 보도도 있었다. 현재 인구는 13만1천명이나 2천년대까지 1백만명 수준의 대도시를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북한에서는 유일하게 중국및 러시아와 접경을 이루는 지역으로 일찍부터 외부와 접촉이 많았던 지역이다.
UNDP에서 나진과 인접한 중국의 훈춘, 러시아의 포시에트등 3개항구를 묶는 1천㎢의 소삼각지대는 두만강경제구역(TUMEN RIVER ECONOMIC ZONE)으로 불리고 배후도시인 청진연길블라디보스토크를 연결하는 1만㎢의 대삼각지대가 두만강경제개발지구(TUMEN RIVER ECONOMIC DEVELOPMENT AREA)로 개념화돼있다. 두만강지역개발은 지난90년7월 중국이 처음 구상을 발표한 이후 남북한과 중국, 러시아, 몽골, 일본등 6개국이 참가하는 개발위원회(PMC)가 구성돼 논의가 계속돼 왔다. 기본적인 구상은 이 지역을 세계적인 수준의 교통의 중심지, 가공및 제조업의 집산지로 개발하고 인구, 자원, 기술등 경제요소의 상호보완성을 활용, 동북아경제권을 결합시키자는 것.
북한은 뒤늦게 이 계획에 참가했으나 매우 적극적이며 ▲난류의 영향으로 러시아의 항구들처럼 결빙되지 않는다는 점 ▲두만강을 거슬러 올라야 하는 중국의 항구들보다 선박의 통행이 용이하다는 점등을 들어 나진선봉지역이 다른 지역보다 조건이 좋다고 주장하고 있다.【유승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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