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끌기 일환… 일부선 특허출원도「하이로신탁」 「꿈돌이통장」 「수시로부금」 「일석삼조예금」…. 금융상품에도 「브랜드 바람」이 불고 있다. 보통예금과 정기적금 장학저축처럼 딱딱하고 천편일률적인 명칭 대신 금융상품마다 상징성과 친근감이 담긴 애칭들이 붙여지면서 은행가에도 가전제품이나 음식료품 못지않게 「상표경쟁력」을 갖춘 상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26일 금융계에 따르면 최근 은행들이 치열한 수신고 확대 경쟁속에서 한사람이라고 더 많은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특색있는 「금융상품 이름짓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아직까지 금리·대출·세금우대 등 거래조건을 은행 마음대로 차별화할 수 없는 국내 금융시장 여건에 비춰 볼 때 확실한 작명이야말로 고객끌기를 위한 최선의 마케팅전략이기 때문이다.
금융상품 작명방법도 해당부서의 추천내용을 임원들이 일방적으로 결정하던 「낙점식」에서 상금이 걸린 전직원 대상의 「공모식」으로 달라지고 있다.
최근의 금융상품 명칭을 보면 대부분 고수익성과 편리성이 강조되고 있다.
신한은행과 외환은행은 작년부터 고객의 정당한 요구라면 어떤 것이라도 받아들이겠다는 뜻에서 모든 신상품에 각각 「OK」와 「YES」란 접두어를 붙이기 시작했다. 장기신용은행이 최근 개발한 「하이로 노후연금신탁」은 「높은(high) 이자율과 낮은(low) 세금」이란 의미를 담고 있으며 보람은행의 「보람가득신탁」과 상업은행의 「한아름신탁」은 높은 수익률로 만기후 많은 돈을 찾아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외환은행의 「수시로부금」과 농협의 「마음대로 부금」은 고객이 불입날짜와 금액을 자유로이 정할 수 있음을 함축하고 있으며 일반예금과 신탁을 단일상품으로 연계한 「하나로 통장」도 편리성을 강조한 대표적인 금융상표이다.
은행들의 고객차별화 추세에 따라 특정계층을 겨냥한 이름들도 많다.
하나은행은 의사 변호사 50세이상 중노년층을 위한 금전신탁을 각각 「닥터클럽」 「로우여 클럽」 「55클럽」으로 명명했으며 언론인과 운수업 관계자 대상의 「프레스클럽」과 「드라이버클럽」도 준비중이다.
한미은행도 전문직 종사자를 위한 「프로우대통장」을 판매하고 있으며 중소기업은행의 「꿈나무 통장」과 조흥은행의 「꿈돌이통장」은 이름만 들어도 쉽게 알 수 있는 어린이용 저축상품이다.
주택은행은 지난해 선풍적 인기를 모은 「차세대 통장」과 「우리집통장」을 국내 금융기관 사상 처음으로 특허청에 상표 출원했다. 지금까지 은행들은 금융상품 명칭의 상호간 모방을 관행상 피해왔을뿐 배타적 권리행사는 없었던 것이 사실. 그러나 주택은행의 상표권 신청으로 타은행들도 상표출원 절차를 밟을 예정이어서 조만간 우리나라에도 금융상품의 「재산권시대」가 본격 도래할 전망이다.<이성철기자>이성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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