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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공 「남은 불씨」도 꺼라(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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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공 「남은 불씨」도 꺼라(사설)

입력
1993.06.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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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정공 노조가 20여일간의 파업을 중단하고 26일부터 조업을 재개했다. 우리는 현대정공 노조가 사용자측이 요구해왔고 또한 관련업체들과 국민여론이 지지해온 「선조업 후협상」을 받아들여 이처럼 전향적 결정을 내린 것을 평가한다.지금까지 현대그룹 계열사들의 노사분규는 노조의 파업­회사의 고소·고발­공권력 투입­정상조업 회복­노조집행부 개편·선명성 대결­강성노조 집행부의 재대두 등으로 이어지는 대결의 악순환이었다. 이번 현대정공 노조의 「선조업 후협상」 결정은 88년 울산지역 현대계열사 대형 노사분규가 시작된 이래 대화를 통해 정상조업 재개를 이룬 첫 사례다. 그런 의미에서 현대그룹 계열사들의 노동쟁의 양상에 발전적인 전환점을 이뤘다고도 하겠다.

그러나 솔직히 말해서 우리는 현대정공 사태가 불씨를 계속 안고 있는데 대해 큰불안감을 갖는다. 현대정공 노사는 분규의 핵심쟁점이었던 ▲노조위원장의 직권조인 무효 ▲파업기간중의 임금손실 보상(무노동 유임금 또는 부분임금) 등 노조측 요구사항에 대해 전혀 의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 두가지 쟁점은 현대그룹의 다른 계열사뿐만 아니라 전산업체에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광범한 주목을 받고 있다.

현대정공 노조는 일단 공을 사용주측에 넘겼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사용주측도 쟁점 타결에 노력을 배증해야할 것이다. 현대정공 노조측은 조업재개를 했으나 「파업기간중의 임금지급」 「임금협상 재개」의 관철을 위해 다른 계열사 노조들과 연대투쟁을 할 수 있다고 시사하고 있다. 지금 우려되는 문제의 초점은 현대정공뿐만 아니라 부분파업중인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현대강관,중전기,중장비,목재 및 오는 7월3일 냉각기간이 만료되는 현대중공업 등 현대그룹 계열사들의 쟁의가 어떠한 양상을 띨 것인가 하는 점이다.

현대정공 노조의 취업복귀후 부분파업은 현총련(현대그룹 노조총연합회)의 「현 수준에서의 계열사별 독자적인 수위조절」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현대정공의 미타결 쟁점이 풀리지 않는다면 현대그룹 계열사들의 노동쟁의는 현대중공업의 실력행사 돌입이 법적으로 가능한 오는 7월3일이후가 고비가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우리는 현대그룹 노사 양측이 현대정공 노조의 조업재개가 열어놓은 「분위기의 전환」을 십분 이용하여 현대그룹 계열사 노동쟁의 타결의 실마리가 되도록 했으면 한다. 쟁점인 「임금재협상」과 「무노동 유임금」은 노사 어느 한쪽의 굴복을 요구하는 형식으로 타결되기가 어려울 것이다. 서로 양보해서 서로의 이익을 살릴 수 있는 공존의 타협점을 찾아야 할 것이다. 또한 지금 당장에 모든 것을 해결하려고 고집한다면 문제의 해결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시간이 필요한 문제들이다.

노조들이 이번 쟁의에서 현총련의 위상강화 등 노조원의 처우향상 이외의 다른 어떤 목적을 의도하고 있다면 그것은 포기해야 마땅하다. 노사 양측은 모두 『전부가 아니면 아니다』라든가 『지금이 아니면 안된다』는 극단적 입장을 버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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