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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대선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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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대선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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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1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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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속 불구 예상외 인파… 열기 고조/휴일유세 금권·관권 치열한 공방/관공서·은행·병원 문턱 낮추겠다/김영삼/“당선되면 추곡수매량 대폭 확대”/김대중/“잇단 국민당 탄압 「관선」 아니냐”/정주영청중 몰려들자 “4파전” 기염/이종찬/3당 후보 「타락」 무차별 공격/박찬종/“보수정치 심판 내릴때” 역설/백기완▷김영삼후보◁

김영삼 민자당 후보는 일요일인 6일 안성 평택 수원 여주 등 경기 남부지역을 차례로 돌며 수도권 공략을 위한 휴일 유세행군을 계속.

김 후보는 그간의 유세일정중 처음으로 「우중 유세」을 강행했는데 인파가 몰린 수원 유세를 신호탄으로 경기지역 세몰이를 본격 점화한뒤 이 기세를 서울 및 인근 수도권지역으로 몰고 가겠다는 복안을 구체화.

김 후보는 이들 지역 유세에서 자신의 서민적 이미지를 부각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나는 야당 30년을 해오면서 오늘까지 서민들의 지지로 정치적 성장을 했다』며 『돈없고 빽없는 우리 서민들의 지지가 없었다면 오늘의 김영삼이는 없었을 것』이라고 피력.

김 후보는 『내가 말하는 신한국이란 바로 돈없고 빽없는 사람들이 기를 펴고 살 수 있는 사회』라며 『서민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재벌들에게 아파트 반값을 원하는 것도 정부에 공짜를 바라는 것도 아닌 땀흘린 만큼 대가를 받는 것』이라고 역설하는 등 국민당을 겨냥.

김 후보는 특히 『집권하면 서민들이 넘어야할 「문턱」을 없애는 것에서부터 나의 개혁정책이 이루어질 것』이라며 관공서·대학·은행·병원과 1백만 장애인을 가로막는 사회의 문턱 등 5개 문턱의 제거를 다짐.

안성 유세에서는 5천여명의 청중들이 몰렸는데 김 후보는 이해구 지구당 위원장으로부터 소개를 받은뒤 두팔을 치켜들어 환호에 답하기 앞서 허리를 굽혀 먼저 정중하게 인사를 하는 등 새로운 「스테이지매너」를 추가.

첫 우산속 연설을 행한 김 후보는 서두에 「안성맞춤」이란 말의 유래를 설명해 친근감을 보인뒤 『내가 대통령으로서 안성맞춤 아니냐』고 말해 「대통령 김영삼」 연호와 박수를 유도.

수원 유세가 열린 장안공원에는 경기지역 유세중 가장 많은 인파가 운집했고 김 후보 연설도중 연호와 박수가 끊이질 않는 등 눈에 띄는 열기를 과시.

김 후보는 『나도 아침마다 고향에 계신 아버님께 문안전화를 올리지만 정조대왕의 효심을 이어받은 수원 시민들의 효심보다는 미흡하다고 생각한다』고 말문을 연뒤 자신의 정직하고 청렴한 이미지와 결단력을 강도높게 피력.

김 후보는 이날도 국민당의 정주영후보를 겨냥,『돈으로 표를 얻어 권력을 사는 것은 총칼에 의한 군사 쿠데타보다도 나쁜 것』이라며 『금권선거만은 국민의 힘과 용기로 막아야 한다』고 거듭 역설.

김 후보는 수원 유세에서 종업원의 절반을 장애인으로 고용해 전자부품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최병규씨(33)를 신한국인으로 선정,휠체에 의지한 최씨와 함께 청중들의 호응에 답례.

또 안성서는 선인장 재배기술을 농가에 보급,「잘 사는 농촌」을 향도하는 이호상씨(38)를 역시 신한국인으로 소개.

김 후보는 「안정속의 개혁의지」를 집중부각,「5년전의 무정부 상태를 재현시켜서는 절대 안된다』면서 『과반수 의석의 민자당과 이 김영삼만이 신바람나는 정치와 새사회 건설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

김 후보는 7일부터 백중 및 취약지역인 대전과 전북지역의 분위기 일신을 꾀한다는 구상.<수원=정진석기자>

▷김대중후보◁

김대중 민주당 후보는 이날 경남 양산 울산과 부산에서 순회유세를 갖고 화합정치를 통한 「뉴DJ이미지」부각과 영남권 표밭갈이에 자신감을 표시.

김 후보는 특히 부산과 울산이 각각 민자당 김영삼후보와 국민당 정주영후보의 아성인 점을 감안,지역감정 청산문제와 금권정치 척결을 소리높여 강조.

민주당 유세 시작이후 최대인파가 모여든 부산 유세는 김 후보의 얼굴과 「이번에는 바뀝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초대형 걸개그림이 풍선에 실려 떠있는 등 시종 열띤 분위기.

유세장인 구덕운동장 스탠드는 물론 운동장 주변도로를 가득메운 청중들은 흐린 날씨에도 불구,유세가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키며 중요 대목마다 「김대중」 「민주당」을 연호하고 박수를 치며 환호.

민주당은 「가자 김대중과 함께 구덕에서 청와대로」 「와이래좋노 김대중 잘 할기다 민주당」 등 부산지역 유권자를 겨냥한 현수막을 운동장 곳곳에 설치.

김 후보가 연단에 들어서는 순간 맞은편 스탠드에 앉아있던 청중들은 「부산도 김대중을 사랑합니다」 「세계도 하나 남북도 하나 영호남도 하나」라는 카드섹션을 연출했고 전광판엔 「김대중 이기택 민주당」 등 지역감정 해소를 나타내는 문구가 연속 등장.

김 후보는 연설에서 지역감정 문제와 관련,『지난 대구 유세에서는 젊은이들이 「달도 하나 해도 하나 영호남도 하나」란 글이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나왔었다』고 소개한뒤 『영호남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가 하나가 돼 망국적 지역감정을 없애자』고 역설.

김 후보는 『부산 경남지방은 60년 자유당의 일당 장기 독재에 맞서 4·19 민주혁명의 시발점이 된 곳』이라고 역사적 중요성을 부각시킨후 『진정한 정권교체는 선거를 통해 잘못된 정부를 좋은 정부로 바꾸는 것』이라고 강조.

김 후보는 이에 앞서 울산 유세에서 『민주당과 국민당이 금권선거를 둘러싸고 서로 헐뜯고 있다』고 「양비론」적 견해를 피력한후 『민주당이 집권하면 철저한 선거공영제를 실시해 금권선거를 완전 뿌리뽑겠다』고 다짐.

김 후보는 『현대 탄압에만 총력을 기울이는 검경의 편파적 수사태도는 정부의 중립성을 훼손시키는 중대한 일로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 당국은 중립내각을 표방한 만큼 민자당과 국민당을 똑같이 수사하고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

울산 유세에서 김 후보와의 합류한 이기택 선대위원장도 『민주당은 일부 정당처럼 돈으로 표를 사는 정당이 아니다』며 『정주영씨는 이 나라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울산으로 돌아오는 것이 애국하는 길』이라고 주장.

울산 유세는 이슬비가 간간이 뿌리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유세장인 태화강 고수부지가 청중들로 가득차는 등 성황.

김 후보는 또 김해 유세에서 『대통령에 당선되는 즉시 올해 추곡수매량을 현재 9백60만섬에서 1백40만섬 추가한 1천1백만섬으로 늘리겠다』고 약속.

김 후보는 『2천년의 빛나는 가야역사를 가진 김해 시민들이 지역감정 타파에 먼저 앞장 서 달라』고 호소.<부산=김광덕기자>

▷정주영후보◁

정주영 국민당 후보는 이날 TK지역에 대한 두번째 공략에 나선 선산 영천 경산 경주 포항을 두루 돌며 「우중 유세」.

정 후보는 연설을 통해 국민당에 대한 정부의 잇단 강경조치를 「탄압」으로 몰아세우며 그 배경을 김영삼 민자 후보의 관권선거 기도로 규정해 맹공.

정 후보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강도높은 문자를 섞어가며 김 민자 후보를 난타.

정 후보는 연설 서두부터 『대한민국 방방곡곡이 새로운 시대를 열어 달라는 열기로 충천해지자 이에 놀란 김영삼씨는 관리들을 회유해 자기를 대통령으로 만들어달라고 하고 있다』고 민자당측에 직사포. 정 후보는 『대통령을 어떻게 관리들이 만들어 주느냐』면서 『국민들의 투표에 의해 진정한 대통령이 탄생하게 될 것』이라고 연타.

정 후보는 『김 민자 후보가 올바르고 깨끗한 선거를 해 정통성있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했다더라』면서 『그러나 지금 신문을 보면 과연 선거가 깨끗하게 되고 있다고 볼 수 있느냐』고 반문.

정 후보는 『우리 당원이 30여명이나 구속돼있고 70여명에 대해 영장이 청구돼 있는 상태』라고 지적,『이게 바로 관권을 동원해 상대방을 탄압한뒤 대통령이 되려는 속셈이 아니고 뭐냐』고 묻자 청중들은 『옳소』라고 호응.

정 후보는 『김 후보가 관권보다 금권이 더 무섭다며 나를 공격하고 있는데 정말로 금권선거를 하는 사람은 바로 김 후보 자신』이라며 『민자당의 「대도무문」시계 적발 사실을 적시.

정 후보는 『대통령이 되고 안되고가 문제가 아니라 먼저 올바른 사람이 되는게 중요하다』며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이 눈에 보이는 거짓말을 할 수 있느냐』고 질타.

정 후보는 『양김씨는 하지도 못할 공약을 많이 내놓고 있지만 나는 절대로 불가능한 약속은 하지 않는다』면서 『나는 신용으로 세계적인 기업가가 된 사람』이라고 자신.

정 후보는 『나는 대통령이 되면 일생동안의 많은 경험에 창의력을 더해 모든 크고 어려운 길을 찾아 닦아낼 것』이라며 지지를 호소.

국민당측은 이날 유세내내 비가 내리자 연단에 대형 파라솔을 여러개 긴급 배치,후보일행이 비를 피할 수 있도록 배려.

그러나 선산 등 일부 지역에서는 미리 준비를 못해 선거운동원 또는 경호원이 정 후보가 연설하는 동안 옆에서 우산을 받쳐주기도.

정 후보는 아침에 항공기편으로 예천에 내려와 헬기를 이용,유세장을 이동할 예정이었으나 기상이 나빠 헬기 운행에 차질이 빚어져 유세일정도 대부분 30∼40분씩 순연.

유세장엔 고르지 못한 날씨 탓인지 당초 기대했던 인파에는 못미쳤으나 국민당측이 「정주영에 5년 맡겨 50년을 앞당기자」는 등의 대형 플래카드와 10여개의 깃발이 나부끼고 후보연설 도중 뜨거운 박수와 함성이 터져 나오는 등 열기. 이에 비해 경주,포항 등 도시지역에는 우중에도 상당수의 관중이 운집.

또 유수호 박철언 최고위원 윤영탁 정책위 의장 이학원의원 등 대구·경북출신 의원들이 찬조연사로 나와 열기 돋우기에 한몫.

정 후보는 유세도중 선산 천주교 양로원,경산 노인회관 등을 방문,노인들을 위로하며 득표작전.<포항=신효섭기자>

▷이종찬후보◁

이종찬 새한국당 후보는 이날 전남 영광 함평과 광주 유세에서 주로 금권·관권선거 공방에 초점을 집중.

이 후보는 특히 광주공원 유세에 많은 청중이 운집했다고 자평,유세를 전후해 충장로상가,광주 항일학생운동 기념탑,양동시장,고속버스터미널 등 곳곳을 방문하는 총력전을 전개.

이 후보는 광주 유세에서 『민주화의 메카인 광주에 이처럼 많은 인파가 모임으로써 이제 선거는 4파전』이라고 주장한뒤 『새한국당이 새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막중한 책무를 느낀다』고 강조.

이 후보는 금권 관권선거 공방에 언급,『뭐묻은 개가 겨묻은 개를 나무라는 격』이라며 『깨끗한 나야말로 국정경영의 적임자』라고 주장.

이 후보는 『87년 대선 때도 특정후보나 정당에 대한 검찰수사,세무조사를 없었다』면서 『최근 현대 수사사건은 중립내각이 위장내각이라는 증거』라고 공세.

이 후보는 이어 『국민당과 현대의 유착은 지난 총선 때부터 천하가 다 아는 사실』이라며 『그럼에도 선거 막판에 와서야 전면 수사를 벌여 선거를 공포분위기로 모는 이유가 의심스럽다』고 비난.

▷박찬종후보◁

박찬종 신정당 후보는 서울 강남 고속버스터미널 명동 롯데백화점에서 유세를 갖고 3당 후보를 무차별 공격.

박 후보는 『3당 후보는 관권·금권선거 공방,간첩단사건의 사상논쟁으로 서로 물고 물리며 14대 대선을 어지럽히고 있다』면서 『그들이 내건 깨끗한 정부는 기만책』이라고 비난.

박 후보는 『당선자의 정통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중립내각은 법을 위반할 경우 후보자까지 사법 처리한다』면서 『타락선거를 이끈 후보자는 즉각 회개하라』고 공세.

박 후보는 또 『TV토론을 회피하는 후보는 공개 정치를 외면하고 밀실정치를 계속하겠다는 사람』이라며 『나는 있는 그대로 TV토론에 응하겠지만 타후보들이 분장하고 나오는 것을 말리진 않겠다』고 자신감을 표시.

박 후보는 『나에 대한 투표가 사표가 될까봐 걱정하는 분위기도 없어졌다』면서 『소신 투표로 새 대통령의 자격에 적합한 인물을 뽑자』고 강조.

박 후보는 『서울 부산 광주 대구 대전 등 전국에서 세대교체 바람이 불어 엄동설한의 날씨마저 녹이고 있다』고 역설.

▷백기완후보◁

무소속의 백기완후보는 자신의 「본거지」인 서울 동숭동 대학로에서 비교적 큰 규모의 유세를 갖고 거듭 보수정치에 대한 심판을 역설.

백 후보는 민자·국민당간의 금권선거 공방에 대해 『서로의 얼굴에 침을 뱉는 이전투구』라며 『민중이 앞장서 ×판이나 다름없는 보수정치를 뒤엎자』고 주장.

백 후보는 또 『김대중·정주영후보의 내각제 발언은 가진 사람들끼리 권력을 나누어 먹고 계속 집권하겠다는 것』이라며 내각제 반대의사를 천명.

백 후보는 이어 『젊은이들이 한창 나이에 제대로 뜻도 펴지 못한채 군대에 입대해 희망을 잃고 좌절하고 있다』면서 징병제를 지원병제로 바꿀 것을 공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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