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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당선 기정사실화/미 대선 여론조사 믿어도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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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당선 기정사실화/미 대선 여론조사 믿어도 되나

입력
1992.10.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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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벌써 예상각료 게재등 법석/48년 때도 오판전력… 신중론 대두【뉴욕=김수종특파원】 내달 3일 실시되는 미국 대통령선거는 아직 2주나 남아있다. 그러나 미국 언론들은 정도와 조짐성의 차이만 있을 뿐 해설 논평기사를 통해 거의가 클린턴의 승리로 결론을 내리고 있다.

3차 텔레비전 토론이 열리기전에 나온 뉴스위크지는 표지기사로 「클린턴 대통령?」의 스타일과 예상각료까지 대담하게 게재,벌써부터 클린턴이 백악관을 차지한듯이 법석을 떨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도 예상각료 명단을 게재하는 등 「클린턴 대통령」을 기정 사실화하고 있다.

방송앵커나 평론가들도 2차 텔레비전 토론이 끝난후 『게임이 끝났다』는 식의 단정적 결론을 내리는 경우가 많았다. 타임지의 경우는 부시 진영 사람들이 패배무드에 젖어 자신들의 장래 갈길을 찾아나서고 있다는 기사에 침몰하는 배에서 뛰어내리는 쥐떼를 배경 삽화로 싣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을 공식 지지하고 있는 뉴욕타임스의 경우도 텔레비전 토론이 시작된후 부시 재선을 부정적으로 보면서도 아직 단정적인 기사를 1면에 올리지는 않는 조심성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언론의 보도는 그동안 실시돼온 여론조사에서 클린턴이 부시 대통령 보다 계속 15% 포인트 이상의 지지도를 유지하고 있는데다 3차에 걸친 텔레비전 토론을 분석한 이른바 전문가들의 분석에 의존한 것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이같은 언론보도 태도에 대해 부시 진영은 선거를 앞지른 언론의 단정적 보도가 일방적이라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걸프전때 완전히 따돌림을 당하고 무력감을 느껴온 언론이 대통령선거를 맞아 보복전을 한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한편 아직 선거를 여러달 앞둔 시점에서 앞질러 나오는 선거결과 보도에 대한 가치판단을 조명하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는 것은 재미있는 현상이다.

신문기고에서는 『텔레비전 토론의 판단은 전문가에게 있는게 아니라 유권자가 할 일이다』라는 기사가 실리기도 한다. 뉴욕타임스의 칼럼니스트 러셀 베이커는 20일자 칼럼에서 『요즘 언론보도를 보면 클린턴이 오래전에 대통령이 되어 있는 것 같다』며 『지난 48년 트루먼 대통령을 언론이 선거도 하기전에 떨어뜨렸던 기억이 새롭다』고 지적했다.

20일밤 방영된 ABC방송의 나이트라인 프로그램은 『언론이 여론을 반영하면 것인가,조작하는 것인가』라는 주제로 뉴스위크 발행인과 티터 부시팀 선거위원장을 출연시키기도 했다.

언론이 당락을 앞질러 예상 보도하는데 대한 문제점은 열세에 놓여있는 후보진영은 물론 국민들로부터도 불만을 사고 있으며 언론 자체에서도 윤리적 의문이 제기되어온게 사실이다.

언론,특히 신문은 지난 48년 여론조사를 믿고 토머스 듀이 공화당 후보의 당선을 앞질러 보도했다가 오보를 내고 트루먼 대통령의 조롱거리가 되었던 역사적 교훈을 상당히 의식하고 있는 것 같다. 부시 대통령이 최근들어 트루먼 대통령을 많이 거론하는 것이라든지 얼마전 열린 내셔널리그 야구경기에서 아틀랜타 브레이브스가 9회말 역전 안타로 승세가 굳어진 것 같았던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를 항복시킨 것을 상기시키면서 『정치란 야구와 같다』고 말한 점 등은 트루먼 신화에 기대를 걸고 있음을 얘기해준다.

물론 여론조사 기술의 발달로 오차가 줄어들었으며 상황이 트루먼 때와는 판이하게 달라 부시 대통령의 역전극은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선거는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는 것은 미국사람들에게도 일반화된 상식이다. 그리고 선거에서 2주일은 긴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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