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어 선호도 압도적… 퀘일은 잇단 구설수/예년과 달리 대선에 큰 변수 부상미 민주당 부통령후보 앨 고어의 인기가 욱일승천의 기세를 타면서 댄 퀘일앨 고어간의 러닝 메이트 대결이 조지 부시빌 클린턴간의 대권싸움 못지 않은 관심을 끌고 있다.
댄 퀘일과 앨 고어는 많은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각각 47년생(퀘일)과 48년생(고어)으로 40대 한창인 나이의 두 사람 모두가 아들의 정치 경력을 세심하게 관리해온 영향력있는 집안 출신.
두 사람 모두 76년 하원에 첫발을 디뎠으며 곧 상원으로 진출했다.
하원의원 시절 야구동호인 모임에서 함께 운동을 한 두 사람은 잘 생긴 용모에 화목한 가정,자신들보다 더 보수적인 아내를 가졌다는 점에서도 유사하다. 둘은 또 지난 88년 대선에서 형편없는 대중연설가로 비난받았다는 공통점도 가지고 있다.
고어는 그러나 이번 선거운동에서 정치기술과 대중선동기량이 놀랄만큼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반면 퀘일은 4년전과 별다를바 없는 수준에 그쳤다.
고어는 특히 빌 클린턴과 나란히 벌였던 전국 버스순회유세에서 탁월한 연설능력을 발휘,관중들을 열광시켰다. 쏟아지는 질문들을 능숙하게 받아넘겼을 뿐아니라 부시 진영의 공격을 여유있게 피함은 물론 요소 요소에서 예리한 역공을 가하기도 했다.
부시퀘일 선거진영에서 조차 『민주당 후보들은 둘다 젊고 날카로운데 우리는 둘 모두 한가지씩 밖에 갖추고 있지 못하다』고 불평을 늘어놓았을 정도였다.
2대 1의 지지율 열세만회를 위해 무언가 극적인 일을 꾸며야 했던 공화당측은 지난주 퀘일의 너무나 극적인 언행에 망연자실해지고 말았다.
부시가 『퀘일의 부통령 후보지명은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라고 공표하자마자 CNN방송의 출연요청에 응한 퀘일이 엉뚱한 소리로 구설수에 올랐기 때문이다. 낙태를 반대하는 퀘일 자신과 공화당의 공식입장과 달리 퀘일은 이 방송에서 딸이 원치 않는 임신을 했을 경우 낙태를 허용할 수도 있다는 뜻의 발언을 했다.
타임과 CNN이 지난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25%가 『퀘일의 존재가 공화당에 표를 던지는 것을 주저하게 만든다』고 대답했다. 반면 응답자의 40%는 『고어를 보고 민주당에 투표하겠다』고 말했다.
선거전문가들은 부통령 후보에 대한 선호도가 대선 결과에 별다른 영향력을 미치지 못했던 예년과 달리 올해에는 부통령 티켓이 큰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공화당원들 조차 압도적 다수가 퀘일보다 고어를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최초의 공화당 자체여론조사는 이같은 예상을 단단히 뒷받침 해주고 있다.
부시의 건강에 대한 좋지 못한 소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사실 역시 공화당을 괴롭히는 요소다. 부시의 건강을 우려한 유권자들이 부시 유고시 퀘일의 대통령승계 가능성을 염두에 둘 것이란 점 때문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공화당 선거전문가들은 이번 선거 역시 예년과 마찬가지로 대통령후보가 유권자의 최종선택의 기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88년 대선에서 부통령이 선거결과에 미친 영향력은 득표수의 2%에 불과했음을 그 근거로 들고 있다.
심심치 않게 흘러나오고 있는 퀘일제거설에 대해서도 공화당 선거전문가들은 선거결과에 미칠 그의 미미한 영향력과 지난 4년간 비교적 부통령 직무에 충실했음을 이유로 들며 제거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여기서 나아가 퀘일을 제거할 경우 동료로서의 신의를 저버렸다는 비난을 받게 될 것이므로 득보다는 실이 많을 것이라고 까지말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부시는 88년 대선때에도 민주당의 듀카키스보다 선거전 지지율이 17%나 뒤 떨어졌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며 공화당원들에게 동요치 말 것을 당부하고 있다.
부시의 장담과 달리 상황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88년에는 그나마 레이건의 장밋빛 경제기록이 있었다. 적어도 지금처럼 『더이상의 새로운 세금부과는 없다』는게 선거모토가 될 정도는 아니었던 것이다.<정리=홍혜곤기자>정리=홍혜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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