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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다음 목표(사설)

입력
1991.03.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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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승국 미국은 걸프전에서 완승을 거둠으로써 앞으로 세계의 새로운 질서형성에서 강력한 설계자로 군림할 수 있게 됐다.미국의 영향력이 정치·경제·안보 등 각 방면에서 주도적으로 작용하리라는 것은 쉽게 내다볼 수 있다. 미국이 의도하는 새로운 질서는 기본적으로 미국의 비용을 최소한으로 줄이면서 외교,안보,경제면에서 세계적 패권을 유지하자는 것이다. 국제정치 차원에서는 소련과의 냉전체제 해소를 이미 진행시켜가고 있다. 부시 행정부는 소련의 브레즈네프·독트린폐기 등을 적극 지원하거나,이를 단행케 함으로써 동구의 공산체제 붕괴와 서독의 동독흡수 통일 등 그들의 대동구 정책목적을 힘안들이고 성취했다.

이와 아울러 나토와 바르샤바 조약국간의 재래식 군사력 군축도 유리하게 전개했다. 바르샤바조약군은 소련 이외의 기타동맹국들의 정치개혁으로 사실상 붕괴된 것이나 다름없게 됐다.

소련 자체도 체제전환의 진통을 겪고 있다. 고르바초프의 집권자체가 흔들릴 정도다. 시장체제로의 전환에 대한 완급을 놓고 보수·진보사이의 대결이 그치지 않고 있으며 리투아니아 등 종족공화국의 분리·독립운동으로 소련 제국이 붕괴의 위협에 당면하고 있다. 경제도 정체상태다. 소련은 체제개혁과 국내 정치적 안정에 역부족이다. 외부사태에 신경쓸 여력이 없다. 또한 현재의 난국을 타결하는 데 미국의 다각적인 협력이 필요하다. 부시 행정부는 그들의 대소 영향력을 행사,유엔 안보리에서 대이라크 제재결의안을 통과시키는 데 있어 소련의 동의를 얻어내는 데 성공했다. 유엔안보리는 경제제재에서부터 무력행사에 이르기까지 무려 12개 결의안을 채택했다. 상임이사국인 소련이나 중국이 거부권을 행사했더라면 햇볕을 보지 못했을 것이다. 부시 행정부가 유엔의 이름으로 주도했던 제반 제재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미국 등 다국적군의 승리가 이처럼 쉽지 않았을 것이고 대결의 양상이 한층 복잡해졌을 것이다. 부시 행정부가 앞으로 추진하는 중동의 지역안보협력체제구축 등 재편성 과정에서 소련의 이해관계를 어느 정도 수용할지 모르나 소련과의 협력체제를 유지하지 않고서는 미국의 증대된 영향력도 제약을 받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미소 관계가 걸프 지상전 휴전문제를 둘러싸고 한때 긴장관계를 드러내기도 했다. 미소 양국의 관계는 앞으로 이해관계에 따라 뜨거워지기도 하고 차가워지기도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번 걸프전의 사례에서 유의되고 있는 것은 미국의 방위분담 요구다. 부시 행정부는 쿠웨이트,사우디아라비아,일본,독일,한국 등 경제력있는 동맹국에 방위비 분담출연을 받아냈고 영,불,이집트,시리아 등등에 대해서는 파병을 얻어냈다. 미국은 병력이나 달러로 출연을 요구,이를 통괄했다. 미국은 안보 등 공동목적에 동맹국들의 분담증대요구를 한층 강화시켜 갈 것이다.

그들은 걸프전 전승의 여세를 타고 우루과이·라운드협상의 재개 등 지금까지 추구해온 경제질서 개편을 강력히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농산물의 시장개방 등 자유무역의 세계화,지적소유권의 보호,서비스의 상품화와 시장개방이 그들의 목표다. 미국은 그들의 경제적 이익도 거세게 밀어 붙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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