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70세로 대통령위원회 자문위원… 당서열 3위/방문인사중 최고위급 “막중한 책임느껴”/과거와달리 공개주의적 태도… 「거물」입증16일 내한한 메드베데프 소련 대통령위원회자문위원은 현재까지 한국을 방문한 소련인사중 최고위급일뿐만 아니라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의 핵심측근이라는 점에서 그의 방문은 한소관계가 국교수립이후 내용과 형식면에서 모두 본격화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소련내 권력서열 3위인 메드베데프자문위원은 이날 김포공항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노태우대통령에게 전달할 친서를 휴대했음을 공식적으로 밝히고 그내용중에는 노대통령의 소련방문 문제도 포함돼 있다고 인정함으로써 노대통령의 연내 방소를 기정사실화했으며 한소양국간 경협이 더욱 확대되기를 희망했다.
메드베데프는 한국측의 30억달러 대소경협자금지원설에 대해서도 그같은 액수가 소련의 경제발전을 위해 쓰이기를 절실히 바라고 있다고 말하고 그 돈은 한소관계의 「종합적 발전」을 위해서도 필요한 것이라고 밝혀 양국간 경협자금지원 문제가 구체적으로 논의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한소경협위(회장 정주영 현대그룹명예회장)초청으로 방한한 메드베데프위원 및 소련정부ㆍ과학ㆍ기술계 고위인사 14명은 오는 23일까지 한국에 머물면서 청와대로 노대통령을 방문하고 외무부 및 경제부처의 고위인사들과 접촉,한소관계증진을 위해 심도있는 논의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
메드베데프자문위원이 고르바초프대통령의 친서휴대사실 및 그 내용까지도 말하고 양국간 미묘한 문제라고 할 수 있는 경협자금에 대해서도 스스럼없이 밝힌 것은 이번 소련사절단의 비중이 크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입증하고 있으며 이제 양국관계는 국교가 수립된만큼 과거의 비공개주의도 거의 없어졌음을 나타내고 있다.
다음은 메드베데프 자문위원과의 일문일답 내용.
고르바초프대통령의 친서를 휴대했는가.
▲노태우대통령에게 전달할 친서를 가지고 왔다. 친서의 내용을 털어놓고 얘기할 수는 없지만 이 친서를 받는 사람이 곧 발표할 것이다.
친서내용에 노대통령의 방소문제도 포함됐는가.
▲친서의 내용은 훌륭하고 건설적인 것으로서 양국관계의 획기적인 발전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한다. 물론 노대통령의 방소문제가 포함될 수 있다(이때 옆에있던 이명박 현대건설회장이 그렇게 얘기하면 다 나와 버린것 아니냐고 웃으면서 말하자 메드베데프도 웃으면서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지 않았느냐」고 응답).
일정도 얘기할 수 있는가.
▲일정문제도 잘 해결될 것으로 본다.
대통령끼리의 편지교환으로 모든문제가 잘 될 것으로 생각한다. 이제 친서에 관해서는 대답을 다 한것으로 본다.
한국측의 30억달러 경협자금지원설에 대해서는.
▲이 질문엔 한가지 대답밖에 없다. 우리는 그 자금을 절실히 필요로하고 있다. 차관이란 어디까지나 호혜적 거래이므로 두나라관계를 종합적으로 발전시키는데 쓰이기를 바란다. 이문제에 대해서는 한국정부와 과거에도 논의해왔고 앞으로도 계속 협의할 것이다.
한국기업이 시베리아에서 가스를 개발,북한을 경유해 한국에 들여오는 문제를 어떻게 보는가.
▲이 프로젝트가 성사된다면 경협뿐 아니라 한반도 긴장완화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사업은 남북한이 서로 협의할 수 있는 호기이며 소련측은 이를 적극 활용하겠다.
이번 방한에 특히 어떤점을 중요시 하고 있는가.
▲사실 지금까지 한국을 방문한 소련인사중 고위급은 별로 없었다. 따라서 나는 막중한 책임을 느낀다. 한국은 국제경제 및 정치관계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소련도 극동아시아 국가중에서는 특히 한국에의 관심과 기대가 높다. 양국간 교역량은 올해 1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데 몇배 더 올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 양국협력관계를 단순히 교역량증가에 국한시키지 않고 장기적인 합작활동 및 과학기술협력차원으로까지 끌어 올리고 싶다.
양국간 경협에 장애물은 하나도 없다.
메드베데프자문위원은 올해 70세로 러시아 공화국 야로슬라블주 다닐로프 출생이며 레닌그라드 국립대를 졸업한 후 레닌그라드대교수,시당서기(이념담당),정치국 이념위원장,인민대의원을 거쳐 지난 7월부터 대통령위원회 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야코블레프와 함께 소련내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방준식기자>방준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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