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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왕 즉위식의 신도의식 유감(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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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왕 즉위식의 신도의식 유감(사설)

입력
1990.1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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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2일에 있을 아키히토(명인) 일본 국왕의 즉위의식을 에워싸고 일본의 기독교와 불교계 등 종교인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 주목된다. 이웃나라의 대잔치를 축하해 주는 것이 선린의 예의임을 모르는 바가 아니나,일본의 종교계가 반발하는 이유가 우리들의 가슴에 깊숙히 와 닿는 것이 있어 관심을 표시하지 않을 수 없다.일본 종교계는 신도의식으로 치러지는 아키히토의 즉위의식에 수백만달러에 이르는 막대한 국민의 세금을 사용하는 것은 평화헌법이 규정하고 있는 정교분리원칙의 위배임을 들어 반대의사를 밝히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표면상의 반대논리라 할 수 있다. 반발의 근저에는 신도색 짚은 일왕의 즉위의식이 자칫하면 중일전쟁과 태평양전쟁까지 불러일으켰던 「신도」와 국수주의가 부활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깔려 있는 것이다.

아키히토 일왕은 작년 1월7일 전 왕 히로히토(유인)의 사거에 따라 제1백25대 헤이세이(평성)로 즉위했지만,근 2년 만에 열리는 12일의 「즉위의 예」와 22일 저녁부터 23일 아침까지 열리는 다이조사이(대상제)를 마쳐야만 비로소 「완전한 천황」이 되는 것이다.

이 「즉위의 예」에는 소위 천조대신으로부터 받아 내려왔다는 「3종의 신기」인 거울과 곡옥과 칠지도가 쓰여지고,또 다이조사이(대상제)에서는 우네메(채녀)라는 무녀가 등장하여 「천황영」을 내린다는 의식을 가진다. 이 의식이 천황신권설을 형상화시키려고 한다는 비난의 대상이다.

패전 후 일본의 히로히토 국왕은 46년 1월 「인간선언」을 했으며 같은 해 제정공포된 평화헌법은 국왕의 신격을 부정하고 국정에 관해서는 일체의 권능이 없는 상징적인 국왕으로 한정했다.

이런 상징적인 일왕의 즉위식에 일본정부가 신비스런 신도의식의 다이조사이(대상제)를 강행함으로써 일왕의 신격을 다시 부여하려는 것이 아닌가고 논란이 일게 된 것이다.

사실 일본의 대륙침략이나 식민지 통치가 모두 「일왕의 이름」이나 「신도신의 축복」이란 이름으로 저질러졌다는 것을 상기할 때,일왕의 신도색 짙은 즉위식이 시대상황 변화에 따르는 수정없이 전통을 그대로 고수해 열린다는 사실은 이웃나라 사람들을 착잡하게 만들고도 남음이 있다.

경제대국이 된 일본이 정치ㆍ군사대국화의 길로 들어서는 것이 아닌가 하고 우려하는 것이 일본의 침략으로 피해를 보았던 한국 등 아시아 여러 나라의 우려인 것도 사실이고,그 걱정을 뒷받침하 듯 최근에는 페만 자위대 파병 추진이라는 움직임까지 나와 군국주의 부활시비가 활발했었던 것이다.

일본정부는 과격분자들에 의한 방해나 사고없이 즉위의식을 무사히 마치기 바라며,차제에 주변국가의 석연치 않은 시각도 유념해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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