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쌓이는 핵폐기물/97년엔 저장 한계/안면도사태 계기로 본 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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쌓이는 핵폐기물/97년엔 저장 한계/안면도사태 계기로 본 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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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1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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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소서 임시 저장… 「고리」는 내년포화/병원등선 법 피해 멋대로 버려 말썽도/각국도 골치… 영구처리장은 미 등 5개 국뿐안면도 핵폐기물처리장 건설을 두고 전국이 요란하다. 정부가 계획하고 있는 핵폐기물처리장이란 어떤 것이며 과연 무엇을 하기 위한 것일까.

방사성폐기물이란 글자 그대로 방사능을 가진 폐기물을 말한다. 방사능폐기물은 대부분 원자력발전 과정에서 생겨나지만 암치료나 비파괴검사 등에 유용하게 사용되는 방사성동위원소 취급과정에서 생겨나기도 한다.

방사성폐기물은 일반가정에서 나오는 폐기물(쓰레기)과는 달리 방사선이라고 하는 독성을 띠고 있어 공장에서 나오는 산업폐기물과 같이 특별관리 하도록 법으로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

방사성폐기물은 방사선의 세기에 따라 중저준위폐기물과 고준위폐기물로 구분하여 관리하게 된다. 중저준위폐기물은 원자로와 방사성동위원소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것들이고 고준위폐기물은 사용하고 난 핵연료가 주가 된다.

정부가 안면도에 세우기로 계획한 원자력제2연구소의 방사성폐기물처리장은 우선은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에 초점이 모아져 있다.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은 원자로를 운전할 때 나오는 액체폐기물과 원자로나 동위원소 취급장소에서 방사능 오염을 막기 위해 쓰여진 장갑ㆍ덧신ㆍ방호복과 청소에 사용된 헝겊 걸레,오염물질의 외부방출을 막기 위해 사용된 각종 필터와 이온교환수지 등이 주종을 이룬다.

이들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은 방사선의 세기가 약할 뿐 아니라 대부분(80% 이상) 반감기가 한달 미만짜리이고 반감기가 다소 긴 스트론튬 90(28.8년)과 세슘 137(30.17년)에 오염된 것은 10% 정도이다. 반감기란 방사선의 세기가 절반으로 줄어드는 기간을 말하는데 방사능물질은 방사선의 세기를 반감기가 지날 때마다 2분의1,4분의1,8분의1로 줄어들어 자연상태로 돌아가게 마련이다.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은 종류에 따라 처리방법을 달리하고 있는데 우선 기체는 필터로 잡고,액체는 증발시켜 고형화하며,고체는 태운다든지 압축해서 부피를 줄여 다루기 쉽게 한다. 그리고 이들을 시멘트나 아스팔트 등과 범벅해서 녹슬지 않는 금속 드럼통에 담아 고형화시킨다.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은 이같은 처리를 하게 되면 대부분 방사선이 거의 나오지 않게 된다. 시멘트나 아스팔트가 방사선을 차단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들 드럼통은 마지막에 영구처분장으로 보내져 처분하게 된다. 영구처분은 나라마다 그 방법을 달리하고 있는데 미국과 일본은 육지와 해양처분을,캐나다,프랑스,독일,스페인,호주 등은 육지처분을 하고 있다. 육지처분은 점토층(미국,영국,프랑스) 구조물(캐나다,일본,프랑스,동독) 폐광 또는 자연동굴(스페인) 암석층(동ㆍ서독) 혈석층(미국) 도서(호주) 등을 이용해서 처분하는 것이고 해양처분은 수심 4천m 이하의 심해저에 가라 앉히는 방법이다.

현재 미국과 프랑스,독일,영국,스웨덴이 영구처분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일본과 스위스가 후보지를 선정,건설을 서두르고 있다. 일본은 핵폐기물 영구처분장을 아오모리(청삼)로 정하고 91년부터 본격 운영에 들어갈 계획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9기의 원자력발전소에서 나오는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의 경우 고형화 처리 후 각 발전소부지내의 임시저장소에 보관중이고 방사성동위원소 사업체와 병원 등에서 나오는 핵폐기물의 경우엔 관리법은 있으나 거의 법대로 다뤄지지 않고 멋대로 버려지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가 짓기로 한 안면도 핵폐기물처리장은 바로 이같은 당면한 문제들을 해결키 위해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실제처리를 담당하도록 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사용 후 핵연료가 주가 되는 고준위방사성폐기물은 폐기물이라기보다 새로운 핵연료로 재사용이 가능해서 대부분의 나라가 영구폐기하지 않고 임시저장소에 보관하고 있다.

사용 후 핵연료 가운데는 핵분열이 가능한 우라늄(U) 235와 핵반응 과정에서 생성된 플루토늄(Pu) 239가 들어있는 데다 금세기말 고속증식로가 실용화되면 천연우라늄 가운데 99.3%를 차지하는 비핵분열물질인 U238을 Pu239로 전환이 가능해져 미래의 주요 에너지원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재처리를 해야 하는데 이는 핵탄 개발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어 국제적으로 민감한 분야이다.

아무튼 원자력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이들 핵폐기물은 어떤 식으로든 해결을 해야만 한다. 무한정 방치해 둘 수는 없다. 현재 우리나라는 중저준위의 경우 고리가 당장 내년,울진이 93년,영광은 97년에 각각 저장능력이 포화상태가 되며 사용 후 핵연료도 월성이 내년,울진은 95년,고리와 영광이 97년 각각 한계에 이른다.

정부가 방사성폐기물처리와 처분방법을 서둘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렇게 따질 때 9기의 원자력발전소가 운전중인 우리나라로서는 이미 방사성폐기물에 대한 대책과 방법이 마련됐어야 했다.<이광영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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