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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경상수지 올 첫 흑자/한은 잠정집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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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경상수지 올 첫 흑자/한은 잠정집계

입력
1990.08.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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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달째 무역흑자 힘입어/5억2천5백만불/올 적자누계 10억불대로 줄어7월 경상수지가 올들어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28일 한은이 발표한 7월중 국제수지 동향(잠정)에 따르면 월중 경상수지는 무역수지가 지난 6월의 소폭흑자에 이어 5억1천8백만달러의 상당규모 흑자를 보임에 따라 5억2천5백만달러의 흑자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올해 1∼7월간의 경상수지적자폭은 지난 6월까지의 15억9천8백만달러에서 10억4천3백만달러로 다소 줄어들었다.

무역수지가 5억달러를 웃도는 흑자를 기록한 것은 수출이 54억4천만달러로 전년동월보다 7.6%가 증가,다소 회복된 반면 수입은 49억2천만달러로 증가율이 4.0%로 둔화됐기 때문이다.

수출의 경우 품목별로는 VTR가 29.4% 감소하고 완구 및 섬유제품이 각각 12.4% 및 2.4%씩 감소하는 등 계속 부진을 면치 못했으나 선박(68.3%) 신발류(31.3%) 전기전자(18.3%) 등이 호조를 보였으며 자동차(33.5%)도 회복세가 뚜렷했다.

수입중에선 내수용 소비재 수입증가율은 15.8%로 여전히 높았으나 내수용원자재 수입이 오히려 4.2%가 감소해 전체적으로 증가율이 낮아졌다.

무역외수지는 투자수익수입이 늘어나고 로열티지급등이 크게 줄어 적자규모가 1천만달러를 기록했으며 이전거래는 개인송금수입이 늘어 1천7백만달러 흑자를 보였다.

◎수입위축 덕본 「반짝흑자」/페만사태로 앞으론 “잘해야 균형”전망(해설)

올들어 6개월간 계속 적자행진이 이어지다가 모처럼 나타난 7월의 경상수지 흑자는 규모에 있어서도 5억달러를 넘어 적지않은 수준이지만 현재 상황으로는 「반짝흑자」를 면치 못할 것 같다.

6월이후 수출이 점차 회복되는데다 수입은 다소 안정세로 내려앉음에 따라 월별 경상수지가 서서히 흑자기조로 돌아설 것이라고 기대됐으나 8월들어 갑자기 발생한 페르시아만사태로 수출이 또다시 교란돼 이러한 기대가 깨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5일 현재의 8월중 수출입동향(통관기준)을 보면 수출 35억3천9백만달러,수입 44억7천1백만달러로 9억3천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 정도면 월말에 수출이 크게 몰리는 점을 감안하면 국제수지 기준으로 경상수지가 균형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런 예상도 그나마 수출이 전년동월 수준으로 위축돼 있는 가운데 수입도 마찬가지로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실정이다.

더구나 페르시아만 사태의 영향이 9월부터 본격적으로 수입원유가격에 반영되기 시작하면 월별경상수지의 흑자반전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7월과 같은 규모의 경상수지 흑자는 기껏해야 수출이 집중적으로 몰리는 12월에 가서나 다시 한번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근의 월별 경상수지 동향은 수출보다는 수입에 의해서 좌우되는 특색을 보이고 있다.

수출이 한자리수 증가율을 벗어나지 못하는 상태에서 수입이 한자리수로 증가하느냐 두자리수로 늘어나느냐에 따라 월별 경상수지가 흑자가 되기도 하고 적자가 되기도하는 것이다. 이는 수출이 어차피 한계에 부딪쳐 있음을 말해줄뿐만 아니라 단기적으로 86∼88년간의 대규모 흑자시대 도래는 사실상 기대하기가 어려움을 의미하고 있다.

이럴듯 경상수지가 기조상 「대규모 흑자시현」에서 「균형적 방어시대」로 바뀌어 대외교역이 국내경기에 활력을 주는 역할을 상실하고 있는 상태에서도 월별 수입현황은 국내 일부 계층의 이기적 과소비형태를 그대로 드러내 주고 있다.

7월중 내수용소비재의 수입증가율은 15.8%로 통관기준 전체증가율 5.6%를 크게 웃돌고 있다.

그중에서도 한벌에 수백만원의 턱없는 가격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던 고급의류등의 수입으로 편물방직제품 수입증가율은 50%에 이르렀고 외제고급승용차 수입증가율은 1백20%에 달했다.

또한 고급식기등이 포함돼 있는 인조플라스틱제품 수입은 76.9%가 늘었고 대형외제 TV의 엄청난 수요 덕에 TV수입은 50%가 증가했다

우루과이라운드의 타결이다,장마다 해서 농촌엔 온통 분위기가 어수선한 가운데 외국쇠고기의 수입은 이달중 무려 3백1.3%가 늘어나기도 했다.

이같은 내수용소비재의 수입은 금액으로 따지면 월중 4억∼5억달러로 전체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아직 커다란 것은 아니지만 사회상층소득자들의 소비형태가 외제고급품 소비쪽으로 급격히 기울어져가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페르시아만사태와 관련,국내정유업체들은 사태발생 바로 직전인 7월중에 평소보다 절반에도 못 미치는 1천3백10만배럴의 원유를 도입하는데 그쳐 사실상의 손실을 보았다. 국내 정유업체들은 정부가 조만간 석유사업기금 징수를 당분간 하지 않는다는 정보를 미리알고 원유도입을 늦췄는데 페르시아만사태가 돌발해버린 것이다. 돈좀 더 벌려다 더욱 손해본 셈이다.

수출쪽에서 특별히 기대할 것도 없는 상황에서 자기과시적 외제사치품의 수입ㆍ소비는 갈수록 늘어나 경상수지를 압박하고 거기에 페르시아만사태로 인한 고유가의 드센 파도까지 겹칠 경우엔 경상수지 균형의 방어조차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홍선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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